올해 크게 하락했던 인터넷 업종의 주가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핵심 수익원(캐시카우)인 광고와 커머스가 올 3분기를 저점으로 회복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16일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딥밸류, 성장주 반등의 선봉에 서다'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고 "모빌리티와 핀테크, 웹툰, 콘텐츠 등 신규 사업이 의미있는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 개선을 보여줄 전망"이라며 "지난 수년간 매출보다 성장폭이 컸던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은 증가세가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한 글로벌 인터넷 플랫폼 업체들의 주가와 기업 가치는 크게 밀렸다. 지난 10일 기준 연초 대비 주가 하락폭은 네이버 53.2%, 카카오 55.6%, 메타 70.8%, 넷플릭스 57.7%, 쿠팡 44.6%, 알파벳 33.6%, 아마존 39.3%이다. 코스피 대비 상대 손실률도 33%를 기록했다.
인터넷 산업 내 기관 비중은 상당히 낮아졌고 평가가치(밸류에이션)은 지난 1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때문에 주가와 실적이 반등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안 연구원은 짚었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일련의 악재를 통해 대체 플랫폼을 찾기 어렵다는 사실이 오히려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카카오의 데이터센터 화재로 중소상공인, 인터넷 쇼핑몰, 광고주, 택시·대리운전 기사 등 여러 관련자들이 피해를 겪었다. 카카오 주가는 신뢰 하락으로 인해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그 기간 동안 관련 실적도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면서도 "카카오톡이 멈춘 이틀 동안 우리가 겪은 불편함을 돌이켜보면 카카오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틀 동안 경쟁사인 라인이나 텔레그램의 가입자가 크게 늘어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가입자나 영향력 감소를 우려했지만 이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며 "메신저 기능은 대체해도 페이, 택시, 대리운전, 게임 등 카카오의 서비스를 대체하기는 어려운 단계에 진입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안 연구원은 내년에도 광고,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모빌리티 등 주요 사업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만약 내년 하반기부터 경기 회복 기대가 살아나고 금리 인상도 상반기 중 마무리되면, 선행지표인 성장주 주가는 먼저 움직일 것으로 본다"며 "광고는 경기 지표 변화보다 먼저 움직이는 경향이 있고 올해 부진했던 커머스는 하반기 들어 조금씩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신사업인 웹툰, 콘텐츠, 모빌리티, 페이의 성장세는 여전히 유효하고 이제는 수익성도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회복세를 확인하고 비중을 확대해도 좋지만 2021년 주가가 최고가 대비 70% 하락한 네이버, 카카오의 경우 더 잃을 것은 없어 보인다. 이제는 비중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며 "골이 깊었던 만큼 회복도 가파르게 나타날 전망"이라고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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