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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요타·소니 '반도체 연합군' 결성…한국, 수성 전략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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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자동차와 소니 등 일본을 대표하는 8개 회사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분야의 반도체 개발을 위해 합작사를 세웠다. 미국, 대만과 반도체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일본 정부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일본이 반도체 왕국 재건에 본격 나서면서 패권 전쟁이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도요타와 이미지센서 분야 세계 1위 소니, 글로벌 투자기업 소프트뱅크 등이 반도체 신설법인 라피더스(Rapidus, 라틴어로 빠르다는 의미)를 설립했다. 키오시아 NTT NEC 덴소 미쓰비시UFJ은행도 연합군으로 참여했다. 일본 정부는 700억엔(약 66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라피더스는 2027년부터 2나노미터(nm·10억분의 1m)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잡았다. 선폭 5나노 미만 반도체 시장을 독식 중인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타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라피더스는 해외의 일본인 엔지니어까지 불러들일 계획이다.

반도체 왕좌 탈환을 위한 일본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세계 반도체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TSMC 공장을 유치한 일본은 전체 투자비의 절반가량인 4조5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미국과 함께 연내 설립할 첨단 반도체 연구센터에도 3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삼성전자가 30년간 세계 메모리반도체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미국 일본 중국 경쟁사와의 격차가 갈수록 좁혀지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은 8년 만에 최저치였다. 미국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앞서 5세대 10나노급 D램과 232단 낸드플래시 양산을 선언했다. 중국은 맹추격해오고 있고, TSMC와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분야 격차는 더 벌어지는 양상이다.

한국 반도체산업은 메모리에 편중돼 있다. 파운드리와 소재·장비, 패키징 분야는 경쟁국에 밀린다. 반도체산업 종합 경쟁력이 6개 조사 대상국 중 5위로 평가(산업연구원)된 이유다. 거야(巨野) 앞에 무기력한 정부와 반도체 지원법을 뭉개고, 정쟁에 여념 없는 정치권을 보면 경쟁력은 더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 기업이 한 몸처럼 움직이지 않으면 30년 메모리 왕국도 모래성처럼 허물어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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