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예상보다 선전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입지가 강해지는 등 차기 대선 구도도 요동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 후보들의 패배로 큰 타격을 받았다. 대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사진)가 공화당의 잠룡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미 NBC 방송은 9일(현지시간) “공화당은 주요 경합주에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언한 ‘레드 웨이브’를 일으키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친트럼프’ 성향의 공화당 후보들이 격전지에서 줄줄이 낙마한 영향이 컸다. 공화당 지역구였던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한 메멧 오즈 상원 후보가 개표 내내 한 번도 앞서지 못하고 3%포인트가량의 차로 패했다. 미식축구 스타 출신인 조지아주 허셜 워커 상원 후보도 트럼프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을 인용해 “트럼프가 전날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실망스러운 결과를 거두자 모두에게 소리를 질렀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5일로 예고한 대선 출마 선언도 연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디샌티스 주지사는 대권 후보 입지를 굳혔다. 그는 4년 전만 해도 0.4%포인트 차로 간신히 주지사로 당선됐지만 이번엔 상대 민주당 후보를 20%포인트 가까운 차이로 눌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공화당의 차기 대선 경선은 디샌티스의 승리로 시작했다’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뉴욕포스트는 디샌티스의 연임을 ‘디 퓨처(DeFUTURE)’라고 평가하며 그를 띄웠다. 디샌티스가 공화당과 미국의 미래라는 의미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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