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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봉쇄 뚫은 MLB…패션 첫 해외판매 1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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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의 패션 브랜드 ‘MLB’가 국내 브랜드 최초로 중국 시장에서 연간 판매액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봉쇄 조치의 여파로 나이키, 아디다스 등 유수의 해외 스포츠 브랜드마저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와중에 거둔 성과여서 이목을 끈다.
‘나이키 무덤’에서 올린 성과
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MLB는 2020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F&F가 예상하는 올해 중국 내 MLB 판매액은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예상대로 되면 국내 패션업계에서 중국 시장 1조원 브랜드를 배출한 최초의 기업이 된다. 중국 이외에 홍콩·마카오·대만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의 올해 판매 전망치는 1070억원이다.

F&F는 중국의 봉쇄 정책에도 불구하고 베이징과 상하이 등 소비 수준이 높고, 트렌드에 민감한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매장 출점을 늘렸다. 현재 중국 내 MLB 매장 수는 총 779개로 지난 1월(500개)에 비해 279개(55.8%) 증가했다.

F&F 측은 올해 말까지 매장 수를 900여 개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골드만삭스는 “F&F는 지난 10년간 중국 패션 시장에서 어느 업체도 시현하지 못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MLB의 향후 5년간 중국 내 연평균 성장률(CAGR)은 30%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MLB 제품은 현재 중국에서 나이키와 비슷하거나 더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MLB 신발은 800~999위안(약 15만~19만원), 경쟁 브랜드인 ‘나이키 에어포스’는 749위안(14만원대)에 팔린다.
해외 브랜드 시장 잠식
F&F와 달리 나이키는 지난 1분기 중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16억5000만달러(약 2조3776억원)에 머물렀다. 중국 시장 부진에 대한 우려로 나이키 주가는 올해 들어 8일(현지시간)까지 43.7% 하락했다. 아디다스도 중국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올해 주가 하락폭은 58.0%에 달한다.

이런 와중에 F&F가 눈부신 성과를 내는 건 미·중 갈등의 여파로 미국·유럽 브랜드가 중국에서 타격을 입은 게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애국소비 ‘궈차오’ 열풍으로 중국 자체 브랜드와 K패션이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김창수 F&F 회장(사진)의 전략적 판단이 적중했다는 시각도 있다. F&F는 미국 메이저리그 베이스볼(MLB)에서 브랜드 판권을 가져왔으나 미국 및 야구와 관련한 색채를 확 뺐다.

대신 중국 소비자들이 MLB를 K브랜드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중국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빅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해 재고를 줄이고 회전율을 높이는 ‘노세일 전략’으로 마진을 개선하고 있다.
‘양날의 칼’ 우려도
갈수록 높아지는 중국 의존도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소비재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전체가 어려움에 빠진 전철을 밟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는 얘기다. 지난해 F&F차이나의 매출은 3054억원으로, 전체 매출(1조891억원)의 28.0%에 달했다.

이에 따라 F&F는 중국 외 아시아 시장에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다. 2018년 홍콩, 마카오, 대만 및 태국에 진출한 데 이어 현재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까지 아시아 7개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내년에는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까지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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