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09일 15:5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통신용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자람테크놀로지가 코스닥 상장을 재추진한다. 10월 중순 상장을 자진 철회한 지 20여일 만이다. 기업가치를 약 15~17% 낮추고 구주매출을 줄여 연내 상장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자람테크놀로지는 전날 증권신고서를 새로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을 위한 상장 작업에 착수했다. 총공모주식 수는 100만주로 희망 공모가격은 1만8000~2만2000원이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111억~1357억원이다.
이 회사는 당초 100만주를 2만1200~2만6500원에 공모할 예정이었다. 당시 시가총액은 1287억~1601억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시작하기도 전에 자진해서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시장 상황을 이유로 공모 일정을 취소했다. 공모주 시장 투자자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시장의 평가를 받기 전에 추가 서류 보안 및 3분기 실적 반영 등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이와 함께 선제적으로 기업가치를 약 17% 하향 조정하며 공모 흥행을 위한 조처를 했다. 공모구조도 구주매출을 20만주에서 10만주로 줄이며 시장 친화적으로 바꿨다. 대신 신주모집은 80만주에서 90만주로 늘렸다. 이에 회사에 유입되는 공모자금은 기존 170억~212억원에서 162억~198억원으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자람테크놀로지는 2000년에 설립된 팹리스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이다. 5G용 통신용 반도체(XGSPON SoC칩)를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했다. 광부품 일체형 폰스틱과 5G 광트랜시버 등 5G 무선망 및 광대역 통신 등에 필요한 부품을 핵심 제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이동통신사의 설비 투자가 지연되면서 자람테크놀로지 역시 2020년과 2021년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9년 18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20년 8300만원, 2021년 2억9200만원으로 감소했다. 매년 12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지만, 코로나19 시기에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자람테크놀로지가 적자 기업이 주로 활용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례 제도를 활용해 상장하는 이유다.
하지만 올해 다시 통신장비사들의 투자 수요가 되살아나고 판매가격을 올리면서 실적은 회복세를 보였다. 자람테크놀로지는 3분기까지 매출 136억원, 영업이익 11억원을 올렸다.
공모 자금은 대부분 연구개발 및 생산설비 구축에 투입한다. XGSPON SOC칩의 후속 제품인 25GS-PON 통신용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응용제품으로 영역을 넓혀 시장 선도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자람테크놀로지는 다음 달 1~2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이어 같은 달 8~9일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주관사는 신영증권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