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기부 천사가 이태원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을 위해 기부금을 내놓았다.
7일 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이날 한 익명의 기부자가 창원시 성산구 공동모금회 사무국 앞에 비치된 모금함에 현금 1000만원과 손 편지를 두고 갔다.
이 기부자는 이날 오전 발신 번호 표시가 제한된 전화로 공동모금회에 연락해 "이태원 참사 소식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에 피해자와 유가족이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한다"며 "사무국 모금함에 성금을 놓아두고 간다"고 밝혔다.
기부자가 놓고 간 손 편지에는 "이태원 압사 참사로 슬픔에 빠진 유가족들에게 어떤 말도 위로의 말이 될 수 없기에 그냥 같이 슬퍼하고, 같이 울겠다"며 "약소하지만 부산, 울산, 경남지역의 유가족분들께 전달되길 바란다"고 적혀 있었다.
이 기부자는 동일한 용지와 필체의 손 편지와 함께 2017년부터 익명으로 공동모금회에 성금을 보내주고 있다.
매년 연말 진행되는 공동모금회의 나눔 캠페인을 비롯해 2019년 진주시 아파트 화재 사고 피해자 지원 성금, 2020년 코로나19 및 호우피해 지원 성금, 2022년 산불 및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지원 성금을 익명으로 기부했다.
이번 성금을 포함해 이 기부자가 낸 성금은 총 4억 9900만원에 이른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따뜻한 마음이 담긴 성금을 보내주시는 기부자께 감사드린다"며 "기부자의 뜻에 따라 성금은 이태원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을 지원하는 관계부처와 협의해 잘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