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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조건 내걸더니 몸싸움까지…한남2 수주전 '진흙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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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용산구 한남2구역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해당 사업장을 두고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맞붙은 가운데 막판까지 양사는 치열한 사업 조건을 내세우며 사업을 따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2구역 재건축 조합은 5일 2차 시공사 합동 설명회와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계획이다. 한남2구역 재건축 사업은 하반기 도시정비업계에서 최대어 가운데 하나다. 올해 정비업계에서는 수주 경쟁보다는 단독입찰을 통한 계약이 많았는데 한남2구역은 양사가 이례적으로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면서 치고받는 상황이다.
과열되는 수주전
1조원 규모의 사업비 경쟁을 벌이는 만큼 그간 양측은 자사 홍보부터 타사 비방까지 수단을 가리지 않고 시공사가 되기 위해 수 싸움을 벌였다. 분위기가 점점 과열되면서 지난 29일 열린 1차 합동 설명회에서 결국 일이 터졌다.

건설사들이 홍보하기 위해 고용한 외부 위탁 업체 직원들 사이에서 육탄전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조합에선 과도한 홍보활동을 자제하라고 요청해왔는데 롯데건설의 홍보활동이 너무 과하자 대우건설 측에서 반발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지난 3일엔 시공사 선정 부재자 투표에서도 양사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1시간 넘게 투표가 중단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롯데건설 측이 '신원이 확인된 양사 직원으로 포함되지 않은 대우건설 직원이 조합 사무실에 잠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경찰이 출동해서다.

롯데건설은 대우건설 측 직원이 발각되기 전까지 부재자 투표 용지에 접근하고 자리를 옮겨가면서 조합원 개인정보가 담긴 조합 컴퓨터에서 6명의 투표를 보며 전산 작업을 진행했다며 경찰 진술에서도 이 직원이 조합 컴퓨터에 접근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우건설은 부재자투표가 진행되는 조합사무실 도로 상황을 고려해 주차 안내를 하고 고령자들을 돕기 위해 고용한 아르바이트 직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합에서 해당 직원을 조합 직원으로 착각하고 주변 정리와 컴퓨터 단순 업무를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해당 내용이 모두 허위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우 측은 양일에 거쳐 세 차례나 입장문을 내고 롯데건설 측의 주장이 허위라고 밝혔다.
사업 조건은 '역대급'
양사가 내건 사업 조건은 도시정비사업에서 유례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가 제시한 조건은 △분담금 100% 입주 4년 후 납부(금융비용 롯데건설 부담) △경쟁사 대비 높은 신용도로 4대 은행과 협약 완료 △한남뉴타운 내 최저금리 및 이주비와 사업비 총 4조 책임 조달 보장 △공사비 이자로 인한 추가 부담 없는 분양수익금 내 기성불 △노후주택 및 상가 유지보수비 7000만원 지급 등이다. 설계 측면에서는 호텔식 커뮤니티, 최고급(하이엔드) 마감재 등을 제안했다.

롯데건설 강점은 분담금 100%를 입주 4년 후 납부로 기한을 넉넉하게 잡았다는 점, 공사비 지급조건으로 조합이 분양을 진행하고 수입이 생겨야 공사비를 받아 갈 수 있는 '분양수익금 내 기성불'을 내세웠다는 점이 꼽힌다.


대우건설은 △사업비 전체 책임 조달 △최저 이주비 가구당 10억원 △이주비 상환 1년 유예 △입주 2년 후 분담금 납부 등이다. 대우건설 역시 설계 측면에선 세계 랜드마크 프로젝트 건축설계를 수행한 건축디자인그룹 'JERDE' 등을 참여시키는 등 힘을 쏟고 있다.

대우건설 강점은 파격적인 이주비다. 기본 이주비 법정한도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 외에 추가 이주비 110%를 지원해 150%의 이주비를 책임지고 조달하겠다는 점, 지분 평가액이 낮아 대출이 10억원에 못 미치는 조합원에게도 10억원을 대출해준다는 점이다.

한편 한남2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원에 지하 6층~지상 14층 30개 동, 1537가구 아파트와 부대 복리시설, 근린생활시설 등을 짓는 재개발 사업이다. 3.3㎡당 공사비는 770만원, 총공사비는 7900억원 선이다. 준공 및 입주는 2027년 말에서 2028년 초로 예상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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