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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미사일 날아온다면…위기 대응 매뉴얼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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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도발이 끝이 없다. 그제 하루 동안 네 차례에 걸쳐 미사일 25발을 쏘고 그중 한 발은 북방한계선(NLL)을 넘더니 어제는 최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등 6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비록 ICBM은 760㎞를 날아가다 바다에 떨어졌지만, 미국 본토까지 위협하는 시도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어서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올 들어 북한의 도발 행태를 보면 준(準)전시 상태를 방불케 한다. 연초부터 지금까지 괴물 ICBM, 저고도, 고고도, 회피 기동, 극초음속 등 30여 차례에 걸쳐 다양한 미사일 능력을 과시했다. 발사 플랫폼도 열차와 저수지 등으로 다양화하고, 지역도 동·서해안과 내륙을 가리지 않는다. 김정은이 예고한 대로 ‘핵 투발 수단’의 다변화를 하나씩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이다. 특히 9월 말부터 도발이 잦아지고 있는 것이 심상치 않다. 미사일뿐만 아니라 공중무력시위, 포사격 등 저강도·고강도 동시 위협으로 대응에 혼선을 주고 있다.

‘미사일 풀세트’가 완성돼 가는 마당에 7차 핵실험에 성공한다면 언제 북한 핵미사일이 우리 머리 위로 날아올지 모르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다. ‘초저위력’에 속하는 1kt(TNT 1000t 폭발력) 규모의 작은 전술핵 폭탄 하나라도 서울에 떨어지면 반경 10㎞가 초토화된다. 광화문에서 강남역까지 직선거리가 약 10㎞라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인명, 재산 피해가 예상된다. 북한이 5000t가량 보유하고 있는 화학무기를 탄도미사일과 방사포(다연장 로켓포) 등에 실어 수도권을 공격한다면 이 역시 치명적이다.

북한의 핵위협은 실존적으로 다가왔는데 우리 내부를 보면 어떤가. 설마 북한이 핵미사일을 남쪽으로 쏘겠냐고 할 수 있지만, 안보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독재자 김정은이 막다른 길목에 선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 알 수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런 상황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 위기를 과장할 필요는 없지만, 목숨이 달린 문제를 대수롭잖게 여기는 것은 비정상이다. 1972년부터 실시된 민방위 훈련은 코로나19를 거치며 유명무실해졌다. 그나마 북한 미사일 대비 훈련은 거의 실시되지 않았다. 주변에 대피소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국민이 얼마나 되겠나.

그제 울릉도 상황을 보면 북한 미사일 대비가 얼마나 허술한지 잘 보여준다. 공습경보가 발령됐지만, 재난 문자는 24분 뒤에야 발송됐다. 공무원들만 군청 내 지하공간에 대피했을 뿐 주민들은 대피 장소가 있는지조차 몰라 우왕좌왕하다 사태가 끝났다고 한다. 다른 지역에 이런 일이 벌어져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 상황이었다면 아찔하다. 북한 미사일이 조금이라도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면 해당 지역에 조기 경보를 울리고, 즉각 대피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신칸센 운행을 중단하고 시민들을 지하철역 등으로 안내하는 등 민·관이 신속하게 움직이는 일본과 대조적이다.

우리도 위기·재난·안전 관리에 관한 매뉴얼이 있지만, 국민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내용들이 제대로 전파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북한 미사일 위협이 본격화하기 전 내용들이어서 전반적으로 보강할 필요가 있다. 민방위 훈련을 정상화하고, 적어도 위기 대응 매뉴얼(국민재난안전포털 참조) 정도는 숙지하도록 해야 한다. 안보와 안전이 경각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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