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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어닝쇼크'…'마차 시위대' 지갑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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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가 실적 ‘어닝쇼크’를 냈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우마무스메)’, ‘오딘: 발할라 라이징(오딘)’ 등 매출을 이끌던 주요 게임들이 줄줄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낸 영향이다.

2일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약 437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직전 분기 대비 46% 급락한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기준 시장 컨센서스(예상치)였던 711억원을 35.7% 밑도는 실적이다.


카카오게임즈의 3분기 매출은 30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직전 분기 대비 9.4% 낮았다. 증권가 예상에 비해 약 12.5% 적었다. 순이익은 113억 원으로 작년 3분기 대비 74.5% 줄었다.

모바일·PC게임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모두 줄었다. 모바일 게임 매출은 1970억원으로 작년 3분기에 비해 52%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약 8% 낮았다. PC 게임 매출은 1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비 26%, 올 2분기 대비 11% 낮다. 신작 부재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모바일 게임 매출 급락은 지난 2분기 카카오게임즈가 내놓은 공언과는 정 반대 실적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당초 지난 6월 말 출시한 우마무스메의 매출이 올 3분기 실적부터 본격 반영될 것으로 기대했다. 우마무스메는 지난 7월 말엔 주요 아이템 ‘키타산 블랙’ 출시와 함께 하루만에 150억원이 넘는 매출을 낼 정도로 성장세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우마무스메는 이용자가 캐릭터를 육성해 경주에서 승리하는 게 주요 내용인 게임이다.

하지만 지난 8월부터 이용자들의 불만이 이어지면서 실사용자 이탈이 줄을 이었다.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이 제기한 주요 불만 사항은 △일본 서버 이용자와 국내 서버 이용자 간 차별 △공지 운영 미숙 △부실한 현지화 등 크게 세 가지다. 지난 8월 말엔 일부 이용자들이 경기 판교 일대에서 ‘마차 시위’를 벌였다. 이후 카카오게임즈는 이용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용자들에 사과했다.

조혁민 카카오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일련의 상황을 ‘운영 이슈와 매출 모멘텀 부족’으로 요약했다. 그는 "우마무스메는 키타산 블랙 서비스 운영 이슈와 매출 모멘텀 부족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기록했다”며 “단기적인 매출 상실이 있었지만 이용자 신뢰 회복을 위해 서비스 전반에 걸쳐 개선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키타산 블랙 복각 이벤트를 통해 지속 이용자 트래픽이 의미있는 규모임을 확인했다”며 “4분기에는 주요 캐릭터 업데이트 등을 통해 일간활성화이용자수(DAU) 회복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기존 인기작인 ‘오딘: 발할라 라이징’ 매출도 꺾였다. 지난 3월 대만에서 선보인지 시간이 지나자 초반 이용자가 반짝 모이는 ‘출시 효과’가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이른바 ‘하향 안정화’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오딘의 DAU는 작년 연말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지난 9월 말 신규서버와 클래스를 출시하면서 게임을 떠났던 유저들이 복귀했고, 신규 가입자수는 반등했다”고 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에 새 콘텐츠를 비롯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벌여 성과 반등을 노릴 계획이다. 조계현 대표는 “오딘은 오는 30일 공성전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성벽을 기어오르는 등 오딘의 플레이 특색을 공성전에서도 살릴 것”이라고 했다. 다음달엔 오딘에 경쟁 콘텐츠 ‘월드 챔피언스 리그’도 들인다. 내년 1분기엔 일본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신작이 출시될 때마다 단기간에 치중되는 트래픽만 봐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에 여전히 잠재 수요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오딘은 중소 과금 유저를 중심으로 이용층이 다양한 게임”이라고 했다.

카카오게임즈의 비게임부문(기타) 매출은 96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약 13% 줄었다. 이 매출부문은 골프 등 스포츠 계열사인 카카오 VX(골프 중심 스포츠 계열사) 등을 포함한다.

3분기 영업비용은 총 263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7.9% 감소했고 직전 분기 대비 2.1% 늘었다. 영업비용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앱마켓 지급수수료는 1107억원이었다. 직전 분기 대비 17.2% 늘었다. 인건비는 483억원이었다. 전년동기 대비 42.9% 증가했고 전 분기 대비로는 4.1% 감소했다. 마케팅비는 209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7% 늘었다. 대형 업데이트 관련 홍보와 신작 사전마케팅 등으로 비용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날 블록체인 게임 사업 현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블록체인 기반 콘텐츠 플랫폼 ‘보라’를 통해 아키월드와 버디샷을 출시했다. 조계현 대표는 "보라 플랫폼은 검증된 게임성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경제 구조를 완성하는 게 목표"라며 "아키월드는 블록체인 게임 특성상 트래픽 모수가 크진 않으나 의미있는 거래 규모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연내 안정화를 마무리하고 추가 NFT 콘텐츠 발행을 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엔 미주 지역에 진출하는 등 서비스 규모를 차차 확대하겠다"고 했다.

신작 소식도 밝혔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24일부터 PC온라인 생존게임 ‘디스테라’를 앞서 해보기(얼리액세스) 형태로 출시한다. 모바일 게임으로는 수집형 RPG ‘에버소울’, 대형 MMORPPG ‘아키에이지 워’(내년 1분기 예정), 대작 MMORPG ‘아레스: 라이브 오브 가디언즈’(내년 2분기 예정), 액션 RPG ‘가디스 오더’(내년 3분기 예정) 등을 차례로 시장에 선보인다.

에버소울은 내년 1분기 국내·글로벌 출시하고 3분기엔 별도로 일본에 출시한다. 조계현 대표는 "당초 이달 말 출시를 준비했으나 보강할 부분이 있었다"며 "구글·앱마켓 대응 이슈 등을 고려해 내년 1월 초 출시를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은 세계 게임 시장에서 두번째로 크고, 서브컬처 주요 수요국이라 게임을 내년 하반기에 별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키에이지 워는 엑스엘게임즈가 개발 중인 PC·모바일 크로스플랫폼 MMORPG다. 카카오게임즈는 이 게임을 다음달 중 사전예약을 받아 내년 1분기 중 국내 시장에 내놓는다. 국내 출시 6~12개월 내에 대만에 선보이고, 일본 등 해외에도 순차 출시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날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상장 재추진에 대해선 "아직 외부에 알릴 만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당초 올해 말 상장을 목표로 지난 9월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나 2주일만인 지난달 13일 이를 철회했다.

조혁민 CFO는 "부정적인 거시경제 상황과 얼어붙은 투자 심리 등을 고려한 결과 공모 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상장 진행 일정과 여부 등은 결정된 바가 없다"고 했다. 그는 "이런 시장 상황일 수록 오딘의 핵심 콘텐츠 개발과 글로벌 확장, 차기작 개발 등에 집중하는 것을 우선하기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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