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대형주 거래대금이 나홀로 반등했다. 전체 시장 거래대금이 연저점을 기록한 것과 반대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반도체, 2차전지 등 대형주에 몰린 영향이란 분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 대형주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192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9월(4조7992억원)보다 8.2% 늘어난 수치다. 증시 침체 여파로 지난 7월부터 4조원 대에 머물다 4개월 만에 5조원 대를 회복했다. 코스피 대형주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시가총액 1~100위까지 기업을 의미한다. 101~300위는 중형주, 나머지는 소형주로 분류한다.
코스피 대형주의 거래대금이 늘어나는 것은 전체 시장 분위기와 반대다. 코스피, 코스닥을 포함한 전체 시장의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12조8909억으로 올해 최저점을 찍었다. 코스닥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5조3037억원)도 9월 대비 14% 떨어졌다. 유가증권시장 내에서도 대형주를 제외한 중·소형주 거래대금은 모두 떨어졌다. 지난달 코스피 중형주와 소형주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한 달 만에 각각 33%, 6% 줄었다.
수익률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대형주 지수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6.97%다. 코스피지수(5.77%)와 코스닥지수(0.83%) 한 달 수익률 보다 모두 높다.
외국인 수급이 대형주 장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외국인은 지난 한 달 간 코스피 대형기업을 순매수 중이다. 특히 반도체와 2차전지 대형주에 수급이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4개 종목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2차전지 대형주가 자리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해당 기업들의 주가와 거래량은 모두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삼성전자의 최근 5거래일 간 거래량 평균은 1840만888주로 60거래일 간 평균치(1433만8900주)를 웃돈다. 주가도 한 달 간 8% 가까이 올랐다.
편득현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장은 “노르웨이 국부 펀드, 싱가폴 정부 기금 등 장기 투자 성격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내년 1월까지 대형주 위주 상승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