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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 의료로봇 계열사, KDB인베에서 1억弗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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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옛 한국야쿠르트)가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인 의료로봇 사업에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를 우군으로 끌어들였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DB인베스트먼트는 최근 1억달러 규모 프로젝트펀드(글로벌헬스케어 제1호)를 조성해 hy의 미국 계열사인 싱크서지컬에 투자했다.

hy는 로봇 사업 확대를 위해 2019년 설립한 싱가포르 중간지주사 HYSG를 통해 싱크서지컬을 지배하고 있다. HYSG가 싱크서지컬 지분 40.78%를, hy의 의료로봇 자회사인 큐렉소가 지분 33.3%를 보유해왔다. 이번에 KDB인베스트먼트는 싱크서지컬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해 새로운 2대 주주로 올라선 것으로 전해졌다.

2006년 설립된 싱크서지컬은 환자의 무릎(슬관절)이나 엉덩이(고관절) 부분 관절을 인공관절로 바꾸는 수술에 사용되는 ‘로보닥’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로봇은 인공관절 치환 수술을 할 때 인공관절이 들어갈 자리의 뼈를 정밀하게 자르는 역할을 한다. 수술 시간이 40분 내외로 짧고, 회복 기간이 1주일 정도로 빠른 것이 장점이다. 최근엔 로보닥의 성능을 개선한 ‘티솔루션원’을 주력 제품으로 삼아 시판에 나섰다.

hy는 2011년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큐렉소와 큐렉소의 자회사였던 싱크서지컬을 인수해 의료용 수술로봇 분야에 진입했다.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 등으로 총 500억원을 투입했다. 유산균음료·식품 중심의 그룹 포트폴리오를 로봇 분야로 확장하려는 포석이었다. 이후 현재까지 총 1500억원을 추가 투입하며 육성에 공을 들였다. 2017년엔 큐렉소를 통해 현대중공업의 의료로봇사업부를 영업양수도 방식으로 추가로 인수해 규모를 키웠다. 현재 hy 내에서 로봇과 관련한 연구개발(R&D)과 해외 판매 등 핵심 업무는 싱크서지컬이 맡고 큐렉소는 국내 영업을 전담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의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R&D와 인허가 비용이 대규모로 소요되는 의료로봇 사업 특성상 진출 이후 현재까지 10여 년간 매년 적자를 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6억원, 영업손실은 634억원을 기록했다. 순자산은 -2838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티솔루션원’이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승인을 얻어 해외 시장에 진출할 기점을 마련했지만 코로나19가 겹쳐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7년 이후 자본잠식이 지속되면서 새 투자금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글로벌 금리 인상과 환율 상승으로 hy의 자금 투입엔 한계가 있었다. “적자 회사에 돈을 쏟는다”는 기존 주주들의 불만도 골칫거리였다.

이런 상황에서 KDB인베스트먼트가 ‘구원투수’ 역할을 맡았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유망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하기 위해 글로벌헬스케어 1호 펀드를 조성한 뒤 투자처를 물색해왔다. 싱크서지컬이 관절 수술 로봇 분야에서 국내외 판매 승인을 얻은 첫 회사인 데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자금이 적기에 투입되면 회사가 곧 궤도에 오를 것으로 판단했다.

회사는 유입된 투자금을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규 로봇 R&D 비용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이번 투자를 기점으로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두산인프라코어 등 산업은행에서 이전된 회사 매각에서 나아가 본격적인 PE 투자 행보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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