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잘해도 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디지털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된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인재는 융합인재입니다.”
1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사옥에서 만난 류장수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원장(사진)은 대전환 시대에 요구되는 인재상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하나의 능력만 갖춰서는 그 능력을 활용할 시간이 길지 않다는 생각이다. 류 원장은 2일 개막하는 ‘글로벌인재포럼 2022’에서 ‘대전환 시대의 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 우선순위’를 주제로 한 발표에 좌장으로 나설 예정이다.
류 원장은 “과거엔 한 가지를 배우면 한 직장에서 퇴직할 때까지 평생 그 기술을 활용할 수 있었지만, 오늘날엔 다양한 능력을 빠르게 습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융합 능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인력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융합인재가 필요하다. 그는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인재 양성을 예로 들면 반도체학과뿐 아니라 재료공학, 화학 등 인접 전공 학생들에게 융합 교육을 시켜야 신속하게 필요한 인재를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런 융합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선 정부의 개입이 필수적이라는 게 류 원장의 생각이다. 인력이라는 상품은 만들어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시장에만 맡겨선 필요한 인력이 공급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어떤 산업에서 어느 수준의 인력이 필요한지 더 정밀하게 분석하고, 단기 정책과 중장기정책을 나눠서 균형 있게 시행해야 한다”고 짚었다.
대학 교육의 가장 큰 숙제인 대학 구조조정에 대해선 재정 지원과 구조조정을 분리하는 게 우선이라고 답했다. 류 원장은 “지금은 재정 지원을 미끼로 대학들이 정원을 감축하도록 유도하는 식”이라며 “필요한 대학과 사업에 재정이 지원되지 못하니 전체 대학이 하향 평준화된다”고 지적했다. 대학이 잔여 재산을 처분할 수 있게 길을 터줘 한계대학은 없애고, 정원 감축과 별개로 대학들에 어떻게 돈을 나눠주는 게 효과적일지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방대 소멸을 막기 위해선 국립대 통합에 파격적인 혜택을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류 원장은 “학령인구 감소를 생각하면 지방 국립대도 줄여야 한다”며 “충남대와 한밭대처럼 통합을 고려하는 국립대는 서울의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수준으로 1인당 교육비를 지원해줘야 대학 구성원들도 ‘이 정도면 통합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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