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대형 로펌 변호사 30명과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제보를 공개한 것과 관련 녹취록 당사자인 첼리스트 A 씨가 "날 지켜줄 순 없었나"라고 원망을 표했다.
A 씨는 1일 자신의 SNS에 해당 의혹을 취재한 시민 언론 관계자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A 씨는 시민언론 기자의 "세상 밖으로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는 메시지에 "저는 원래 기자님의 팬이고 유튜브 구독까지 하고 있었는데 제보를 거부했을 때 제 의사를 존중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편하게 됐다"고 답했다.
A 씨는 "(녹취를 제보한) 전 남자친구는 스토킹을 한 사람이고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 의원을 향해 “데이트 폭력의 공범이자 2차 가해자”라고 비판했다.
김행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지난달 27일 비대위 회의에서 “한 여성(첼리스트)의 인권과 인생이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과 민주당에 의해 정치적으로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파괴됐다”며 “그는 제보자인 남자친구와 지난 7월 20일 새벽 3시까지 40분간 통화했고, 그 내용이 국감장에서 여과 없이 흘러나왔다”고 지적했다.
앞서 A 씨가 남자친구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자신이 해당 술자리에 있었다고 말한 통화 녹음파일을 김 의원이 지난달 24일 법사위 국정감사장에서 틀면서 해당 의혹이 불거졌다. 파장이 커지면서 온라인에서는 해당 여성의 신상정보가 공개돼 논란이 됐다.
김 비대위원은 “남자친구는 동의 없이 녹음했고, 제보했다. 이것은 데이트 폭력”이라면서 “동의받지 않은 녹음과 제보 내용이 여과 없이 국회에서 그대로 흘러나왔다는 것은 남자친구, 시민언론 유튜브 채널, 김 의원이 데이트 폭력의 공범이자 2차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데이트 폭력이 고발된다면 면책특권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며 “김 의원은 (데이트 폭력) 범죄자의 제보를 크로스체크 없이 틀어도 되나”라고 반문했다.
김 비대위원은 피해자인 A 씨 가족이 동의 없는 녹취와 제보에 대해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여성의 이름과 나이까지 공개된 뒤 이 여성의 장래는 누가 책임지나. 김 의원이 이 여성의 인생을 책임질 것인가”라며 “한 여성의 인격을 무참하게 살해한 김 의원 등은 반드시 수사받아야 하고, 이를 방조한 민주당은 더 늦기 전에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의혹을 지난달 25일 “이런 목격담과 발언을 듣고도 묵살해야 하는가”라고 항변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