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가 토끼 머리띠를 한 남성이 밀기 시작해 발생했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들이 토끼 머리띠를 쓴 남성을 찾아냈다.
지난달 31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토끼 머리띠 남성 찾았다'라는 제목의 글이 퍼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온라인에 올라온 사고 당일 영상을 보며 토끼 머리띠를 쓴 남성을 찾아냈고, 이 남성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도 없이 온라인상에 퍼졌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이 사람이 이번 이태원 참사의 주범"이라며 "경찰에 바로 자수해야 한다"라며 비난했다.
해당 글이 퍼지자 이 남성은 자신의 SNS를 통해 "토끼 머리띠를 한 건 맞지만, 사고 당시 이태원을 벗어나 합정역에 간 상태였다"라고 해명했다.
이 남성은 증거로 지하철 탑승 명세를 공개했다. 이태원 사고의 최초 신고 시각은 오후 10시 15분인데, 이 남성은 오후 9시 55분 이태원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오후 10시 17분 합정역에 하차한 기록이 담겼다.
이 남성은 "오해는 할 수 있겠지만 마녀사냥은 그만 멈춰주시길 바란다"며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네티즌들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토끼 머리띠를 한 인물 등이 앞사람을 고의로 밀어 사고를 일으켰다는 의혹에 대해 목격자 조사,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이태원 압사사고 관련해 총 475명의 대규모 수사본부를 꾸린 경찰은 사고 현장 인근 CCTV 52대를 확보하고, 목격자와 부상자 44명을 조사하는 등 참사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다. 이와 관련 SNS 영상물도 비중 있게 들여다보는 중이다.
경찰은 범인을 특정하게 된다면 '형법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살해의 고의성이 없더라도 앞사람을 밀어 대열이 무너지고 사망(압사)에 이르게 했다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