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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늘었는데 자녀 용돈은 줄어"…일터로 내몰리는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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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 고령층의 생활비는 늘었는데 자녀로부터 받는 지원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여년 간 고령층 고용률이 상승하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조사통계월보 고령층 고용률 상승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고령층의 고용률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전체 고용률과 비교해도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전체 고용률은 2010년 58.9%에서 지난해 60.5%로 1.6%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고령층 고용률은 36.2%에서 42.9%로, 6.7%포인트 올랐다. 전체 취업자 수는 324만명 늘었는데 이 가운데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2%(266만8000명)였다.

고령층 대부분 임금이 낮고 불안정한 비정규직으로 노동시장에 재진입했다. 지난해 노동시장에 재진입한 60~64세 임금근로자의 86.3%는 비정규직이었다.


일자리를 다시 얻는 고령층이 늘어난 것은 생활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고령층의 실질 소비 지출은 의료비, 식료품, 주거비를 중심으로 29.2%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소비 증가율인 7.6%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생활비가 100% 상승하면 취업 확률은 1.6~1.9%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령층 부모가 자녀로부터 받는 사적 지원(용돈)은 줄어들었다. 고령층이 자녀에게 지원받는 금액을 연도별 상하위 1% 극단치를 제거한 뒤 소비자물가지수로 실질화해 평균 금액으로 따져본 결과, 2008년에는 지원 비율이 76%였지만, 2020년에는 65.2%로 떨어졌다. 연간 지원금액 역시 같은 기간 251만4000원에서 207만1000원으로, 17.6% 감소했다.


보고서는 "고령층의 고용률 상승은 경제적 측면에서 사적이전이 감소한 데다 공적연금 및 자산소득에 비해 생활비가 더욱 빠르게 증가한 데 주로 기인한다"며 "공적연금, 사적이전 및 자산소득이 없거나 낮은 저소득 고령층이 최근 고용률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령층의 고용 증가는 생산연령인구(15~64세) 감소 추세를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만, 내용면에서는 고령층의 비자발적 노동 공급을 줄이는 대신 자발적 노동 공급은 장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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