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로 전문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역 전문대는 ‘수도권도 아니고 일반 4년제도 아니다’는 이중의 편견 탓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긴밀한 산학협력으로 지역 산업 밀착형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 거듭난 지역 전문대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 대학은 교육부의 ‘산학협력 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LINC)’을 기반으로 지역 핵심 인재를 배출하고, 지역 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경남거창대, 드론방제사업 참여
경남도립거창대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2단계 산학협력 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LINC+)을 통해 ‘드론 특성화 대학’으로 거듭났다. 이 학교는 2017년 경남에서 처음으로 드론교육원을 인가받아 재학생과 도민을 대상으로 드론국가자격증반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과 연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드론URI센터’도 구축했다.드론교육원에서 육성한 전문인재들이 URI센터에서 개발한 신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펼친 결과, 드론학교기업의 매출은 2017년 3000만원에서 2021년 12억7000만원으로 증가했다. 또 드론 딸기 인공수정사업, 드론 감나무병 해충 방제사업, 드론 AI 방역사업 등 학교가 보유한 드론 기술을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 경남 고성군은 드론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투자선도지구’로 지정돼 경남도립거창대와 지역 산업의 연계가 더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톨릭상지, 철도공사 현장실습
경북 안동의 가톨릭상지대는 2단계 LINC+ 사업에 참여하면서 한국철도공사의 직제 개편으로 대구본부가 인근 영주로 이전해 대구경북본부로 통합 운영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앙선 복선화 및 고속화 사업으로 안동 인근에 전기철도 관련 현장사무소도 확대됐다. 가톨릭상지대는 이를 계기로 2020년 한국철도공사 대구경북본부와 협력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에 기반한 3개의 신규협약산업체를 영입했다. 협약기관 및 기업들과 공동으로 가톨릭상지대는 학기제 현장실습, 산업체 멘토링, 취업 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 철도안전전문가 초급 기술자 자격증을 재학생 전원이 취득하게 함으로써 취업률을 높였다. 제주한라대, 기술지주회사 설립
제주한라대는 2020년 전국 전문대학 중 처음으로 기술지주 주식회사를 교육부로부터 인가받았다. 540여 개에 이르는 가족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5년간 기술 개발 21건, 특허 지원 38건이라는 성과를 창출했다. 지난해 9월에는 1호 자회사 한라에코푸드를 설립해 잼, 스프레드, 누가 등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제주한라대는 이를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전남과학대는 2단계 LINC+ 사업을 통해 지역 기업들과 함께 환경친화형 융복합 농산업전문기술인 과정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협약 기업과 공동으로 스마트팜 기술을 활용한 기능성 토란 재배기술을 개발해 특허 출원에 성공했다.
이들 4개 대학은 2단계 LINC+ 사업의 성과에 힘입어 올해부터 시작된 교육부의 3단계 산학연협력 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LINC 3.0)에도 선정됐다. LINC 3.0은 산학연 협력 체계를 한층 강화하고, 대학별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구축한 분야별 기업협업센터(ICC)를 운영해 전문대학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학일체형 전문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