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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테러 무서워 참았다"…카카오 떠나는 택시기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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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승객이 무리한 과속을 요구해 거절했더니 별점 테러를 받았어요. 밤 시간대 취객들이 폭언해도 혹여나 별점에 영향이 갈까 대꾸도 안하고 묵묵히 갑니다."

최근 '카카오 대란'과 지속적인 '카카오택시 별점 테러', '카카오 블루 강제 배차' 문제로 일부 택시기사들이 잇따라 카카오를 떠나고 있다.
"0.1점에 목맨다"... 별점 테러 무서워 카카오 떠나는 기사들
카카오택시에서 제공하는 '별점 매기기' 제도로 택시 기사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은 별점 테러로 우선 배차가 제한되는 등의 불이익을 피하고자 고객의 무리한 요구까지도 감내하는 피해를 본다고 주장한다.

서울에서 택시를 운행하는 택시 기사 김 모씨(57)는 "얼마 전 취객이 "가라는 대로 안가면 별점 테러 후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서울에서 성남까지 욕설을 듣고만 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카카오택시 평점이 4점이면 배차 제한 및 중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들어 별점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얼마 전 카카오택시 앱을 삭제했다는 택시 기사 유 모씨(61)도 “손님이 마스크를 안 쓰거나 비위생적 행동을 해서 뭐라고 하면 별점을 테러하겠다고 협박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별점을 안 좋게 받으면 사실상 매출이 절반으로 줄 위험이 있어 카카오 이용을 그만뒀다"고 전했다.

택시 기사들은 카카오 내에서 평점이 4.9점 이상인 기사들만 운행 시 이득을 본다고 주장한다. 택시 기사 박 모 씨(40)는 "평점이 좋지 않으면 서울 택시가 먼 지역 이동을 강제로 배차받는다"며 "기사들 입장에선 편하게 승객을 모셔도 본인 입장에서 운행이 별로였다면 별점 테러를 한다. 평점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평균 평점은 30여가지 배차요소 중 하나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목적지 등을 먼 곳으로 강제 배차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강제 배차로 수익 절반 줄었다"... 별점 무서워 승차거부도 못해
한편 일부 택시기사들 사이에서는 수익성이 낮은 배차를 강제로 받아야 한다는 불만이 지속해서 제기된다.

택시 기사 유 모씨(38)는 "카카오로 콜을 수락하기 전에는 승객이 정한 목적지가 안 떠서 보통은 모르고 콜을 잡게 된다"며 "서울 택시인데 밤 시간대에 경기도 이상의 지역으로 가려는 승객이 잡혀버리면 결국 빈 차로 돌아와야 하니까 택시 기사 입장에서는 손해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택시는 이외에도 기사가 일정 금액을 더 내면 원하는 지역, 목적지 등을 설정해 그 주변의 호출을 더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프로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멤버십에 가입하면 다른 카카오택시 이용 기사보다 운영 효율성이 좋아지는 부가 기능을 제공 받을 수 있다.

다만 별점 4점 이하인 택시기사들은 멤버십 가입 요건이 안돼 우선 배차 기능을 받지 못한다. 일부 택시 기사들은 일부 승객의 별점 테러를 당해도 별점 제도를 이용하지도 않는 승객이 많아 회생이 불가능해 가입 기준이 불리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다른 서비스인 '우티'를 이용하는 기사들도 많아졌다. 택시 기사 김 모 씨(57)는 "우티는 기사가 3000원을 더 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있고 목적지를 원하는 곳 선택해 갈 수 있어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며 "하루에 10콜만 잡아도 카카오 택시로 승객을 받는 것보다 우티로 받는 것이 3만원 더 이득이다"고 말했다.
"카카오 별점 없애기 어렵다"... 기사 평가 위해 좋다는 반응도


일각에서는 카카오택시의 별점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일부 택시기사들이 난폭운전을 하거나 비위생적인 환경을 유지하는 등의 문제를 제기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의견이다.

또한 일정 기준들은 기사들에게 제한을 가하기보다 우수 기사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한 기준도 있다. 예를 들어 승객이 좋은 서비스를 받았을 때 기사에게 응원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

카카오택시 앱을 자주 이용한다는 고 모씨(25)는 "그동안은 친절하시고 서비스가 좋았던 택시 기사분들에게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없었는데 앱 메시지로 기사님들에게 마음을 전달하기도 한다"며 "내가 제공하는 반응들이 하나둘 모여 택시기사님들이 긍정적 혜택을 받아 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택시 기사 김 모씨(57)는 "별점 테러를 당할까 무서울 때도 많지만, 일부 승객들이 '감사합니다' 한마디만 남겨줘도 하루 운행에 이 나더라"고 말했다.

카카오 모빌리티 측은 "기사와 승객 모두 긍정적 경험을 주고받기 위해 별점 제도를 없앨 수 없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승객의 악의적인 별점 매기기로 기사님들의 억울함이 생기지 않게 최대한 '평균치'로 값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사가 부당한 신고를 받았다고 느꼈을 때 직접 소명할 수 있는 절차도 운영 중이다"고 덧붙였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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