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태'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기관투자자들에게 과도한 추종 매매나 환매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28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오후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와 함께 국민연금 등 10여개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참석한 간담회를 열고 시장 안정을 위한 협력을 당부했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우정사업본부,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토지주택공사 등 대표 기관투자가들이 모였다. 은행권에서는 농협은행, 보험권에서는 삼성생명이 참석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금 시장 안정을 위한 자산운용이 필요한 시기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향후 과도한 추종 매매나 평소 이상의 대규모 환매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채권 매각과 펀드 환매가 필요한 경우에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시기를 분산해달라는 주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융당국은 MMF 등 단기자금 시장에서의 환매 자제를 강조했다.
국민연금에는 정부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의 일환인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를 적극적으로 매입해 달라는 요청도 했다. P-CBO는 신용보증기금 등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 회사채와 대출채권에 보증을 제공해 발행하는 증권이다.
P-CBO는 본질적으로 중소기업 회사채지만 신보 보증으로 안정성이 최고 수준에 이르는데도 최근 시장 경색으로 매수세가 약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전날 신보의 P-CBO 5432억원 중 약 1400억원이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
증권업계도 유동성 경색 해소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미래에셋증권·메리츠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 등 9개 대형 증권사는 업계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물량을 업계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소화할 방안을 찾기로 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