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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2배 폭탄이라니"…직장인이라면 이건 꼭 확인해야 [김수현의 보험떠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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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세대 표준화 실손보험 가입자라는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눈덩이처럼 빠르게 불어나는 보험료 부담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올해 실손보험 갱신 주기가 도래하면서 보험료가 기존의 2배 수준까지 오른다는 고지서를 받았다는 김씨. 높은 인상률에 실손보험료 부담을 줄일 묘책을 수소문하던 김씨는 최근 자신이 단체 실손보험과 개인 실손보험에 중복 가입된 경우라는 것을 확인하고 둘 중 하나의 보험을 정리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단체 실손보험의 경우 상대적으로 혜택이 부족하다더라', '과거에 든 실손보험을 중지할 경우 퇴직 후 시점을 기준으로 판매 중인 상품으로만 재가입이 가능해 실질적 보장 범위가 좁다더라' 등 회사 선배들의 조언에 혼란을 느낀 김씨는 어떠한 선택도 하지 못했습니다. 섣불리 하나의 보험을 중지했다가 나중에 제대로 된 보장을 받지 못할 수 있단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이란 가입자가 질병이나 상해를 이유로 병의원에서 치료받을 때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돌려받는 상품을 뜻합니다. 실손보험은 국민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비급여 고액 치료비까지 보장하죠. 보장 범위가 넓은 만큼 국내 가입자만 4000만명에 육박해 국내에선 '제2의 의료보험'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최근 경기가 악화하는 가운데 실손보험 보험료가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전체 보험료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017년 3월 이전까지 판매된 1·2세대 실손보험 보험료는 올해 평균 16% 인상이 결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1·2세대 상품은 4년 연속 보험료가 평균 9.9% 이상 오르게 됐죠. 3·5년 주기로 보험료를 갱신하는 가입자 중에서는 보험료가 100%(2배) 넘게 오르는 경우도 잇따라 나타나고 있습니다. 매년 오른 인상률이 한꺼번에 적용되는 데다 가입자 연령 상승분까지 인상률에 반영된 영향입니다. 이에 의료 서비스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할증·할인되는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거나 실손보험 중복 가입을 개선하고자 하는 가입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보험료 부담을 줄이려는 가입자라면 4세대 실손보험 전환에 앞서 실손보험 중복 가입을 우선 확인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4세대 실손보험 전환의 경우 할증 제도, 자기 부담금 비율 등 차이에 대해 고려해야 할 요소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손보험 중복 사례에 해당한다면 둘 중 하나의 보험을 중지시키는 것이 분명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실손보험의 경우 가입자가 실제 부담한 의료비만을 보장하기에 중복으로 가입하더라도 보장에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2개의 실손보험을 들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치료비가 100만원이 나왔다면 각각의 회사로부터 50만원씩 받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 하나의 실손보험을 든 가입자와 보장에서는 차이가 없는데 보험료는 2배로 내는 것이니 그만큼 보험료를 낭비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실손보험에 중복 가입된 경우는 많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개인 실손보험과 단체 실손보험에 중복 가입한 소비자는 127만명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만약 자신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면 평소 병원 이용 빈도 등을 고려해 개인 실손보험 중지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개인 실손보험 중지 제도는 실손보험이 이중 가입된 자가 개인 실손보험을 일정 기간 중단했다가 원하는 시기에 되살리는 제도를 의미합니다.

단체 실손보험을 유지한 채로 개인 실손보험을 중지하기 위해서는 가입 후 1년 이상 유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또 단체와 개인 실손보험의 보장이 중복되는 종목만 중지할 수 있습니다. 개인 실손보험의 재개는 단체 실손이 종료된 뒤 1개월 안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별도의 심사 없이 개인 실손보험이 재개됩니다. 이직 횟수와 관계없이 개인 실손보험의 경우 중단과 재개를 반복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개인 실손보험 재가입 시점에 판매 중인 상품(현 4세대 실손보험)으로만 다시 가입하는 것이 허용되나 내년부터 제도가 개선됩니다.

내년부터는 중복 가입을 이유로 개인 실손보험을 중지시켰다가 퇴사 등의 이유로 개인 실손보험을 되살리는 재가입이 필요한 경우 재개 시점에 판매 중인 실손보험과 중지 당시 가입 중이던 실손보험 상품 중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상대적으로 보상 범위가 좁은 실손보험으로 전환되는 것이 우려돼 1·2세대 개인 실손보험을 유지할 필요가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단, 종전 실손보험으로 재가입하더라도 보험료는 과거가 아닌 재가입 시점 기준으로 납부해야 한다는 점에는 유의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1·2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자기부담비율이 낮은 등 보장 범위가 넓어지게 됩니다. 재가입 시점에 판매 중인 상품보다 비싼 보험료를 낼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아울러 개인 실손보험 중지가 아닌 해지를 할 경우엔 퇴직 또는 은퇴 이후 단체 실손보험 전환 절차가 복잡해질 수 있단 점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이 경우 65세 이하만 전환이 허용되며, 퇴직 직전 회사가 가입한 단체 실손보험과 동일하거나 비슷한 상품으로만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직전 5년간 단체 실손보험에서 200만원보다 적은 보험금을 수령했고, 10대 중대질병(암·백혈병·고혈압·심근경색·간경화증 등) 발병 이력이 없어야 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무심사로 가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건 미충족 시엔 심사를 받아야 하며, 이 경우 전환 가입이 거절될 수 있습니다.

만약 상대적으로 단체 실손보험이 혜택이 부실하단 이유로 개인 실손보험을 유지하고 싶다면 단체 실손 중지를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올해까지는 보험금 환급이 회사를 통해서 이뤄지지만, 내년부터는 환급 대상 단체 실손보험료가 임직원 개인에게 전달됩니다. 때문에 개인 실손보험료 일부를 충당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단체 실손보험 중지 신청 또한 올해까지는 회사를 거쳐서 진행해야 했으나 내년부터는 임직원이 직접 보험사에 연락해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금감원이 지난 9월 발표한 보험업 감독업무 시행 세칙 개정에 따른 것으로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의 경우 기본적으로 비례 보상 원칙에 따르기 때문에 보험금을 중복해서 받을 수 없다"며 "상당수 기업이 회사 차원에서 단체 실손보험에 가입되어 있단 점을 고려하면 개인 실손보험을 들고 있는 경우 실질적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두 실손보험 중 하나의 상품을 중단하는 것이 가입자에게 유리한 선택일 수 있다"면서도 "필요 의료비가 실손 통상 보장 한도인 입원의료비 최대 5000만원, 통원의료비 30만원 수준을 웃돈다면 중복 가입 시 보장 한도 확대 효과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위 내용은 특정 사례에 따른 것으로, 실제 민원에 대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여부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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