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본인과 윤석열 대통령 등이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검증 태스크포스(TF) 구성까지 제안한 민주당을 향해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한 장관은 27일 개인 자격 입장문을 내고 "어제 오전 이재명 당대표가 참석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저에 대한 미행 스토킹 혐의로 수사받고 있는 '더탐사'와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 소위 첼리스트의 헤어진 지인이 협업해 만든 '이름도 모르고 위치도 모르는 청담동 골목 술집에서 현직 대통령, 법무부 장관, 김앤장 변호사 30명이 경호원 대동하고 새벽 3시에 첼로 반주 맞춰 동백아가씨, 윤도현 노래 불렀다'는, 설정 자체가 말이 안 되는 황당한 저질 가짜뉴스를 보란 듯이 언론 앞에서 공개적으로 재생했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나아가 민주당 지도부(최고위원 장경태, 박찬대 등)는 그 저질 가짜뉴스의 신빙성이 높다거나 TF를 꾸리자고 했다"며 "자당 대변인이 깊이 개입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조치와 상식 있는 국민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곧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질 것을 알면서도 민주당 당 차원에서 다수당에 주어지는 공신력을 악용해 저질 가짜뉴스를 진실인 것처럼 공인함으로써 국민들을 상대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여 각인시키는 데 적극 가담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허위사실 유포의 피해자로서 민주당 차원의 진솔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 장관을 향해 '심야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다. 한 장관이 지난 7월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윤 대통령, 대형 로펌 변호사 등과 함께 야심한 시각까지 술자리를 가졌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이 국감장에서 공개한 녹취록에는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불렀다는 등의 주장이 담겼다.
한 장관은 해당 의혹에 대해 "법무부 장관직을 포함해 모든 것을 걸겠다"면서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한 장관은 지난 25일 개인 자격 입장문을 내 해당 의혹을 유튜브 등으로 유포한 '더탐사'와 김 의원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난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을 틀면서 한 장관을 향해 의혹을 해소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녹취를 재생한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한 장관은 윤 대통령, 대형 로펌과 술자리를 했냐"며 "국감장을 야바위판으로 만든 한 장관은 적반하장식 몰염치한 행태에 반성하고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술자리 의혹'을 검증할 TF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청담동 술자리에서 김앤장 변호사와 술자리를 새벽까지 가졌다는 심각한 의혹이 제기됐다"며 "반드시 TF를 구성해 진실을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실체적 진실을 반드시 밝혀나가겠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