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도 미국 다가구주택의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입니다.”(애덤 루지에로 메트라이프인베스트먼트 매니징디렉터)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사 주최로 열린 ‘ASK 2022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 참석한 부동산 투자 전문가들은 미국의 멀티패밀리, 즉 다가구주택을 가장 매력적인 부동산 투자 자산으로 꼽았다. 미국 인구 구조의 주류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가 주택 시장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는 반면 주택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루지에로 디렉터는 “실업률이 낮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어 금리가 올라가도 부동산 수요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처드 리튼 하버그룹 인터내셔널 회장은 “미국은 10년 전에 비해 심각한 주택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르고 있어 앞으로 임대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리튼 회장에 따르면 미국에선 약 700만 가구의 주택이 부족한 상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앞으로 10년 동안 매년 200만 가구가 신축돼야 한다. 주택 구입에 가장 중요한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1년 전 연 3%대에서 현재 연 7%대로 급등한 상태다.
비슷한 이유로 미국의 학생용 기숙사에도 투자 기회가 많을 것으로 분석했다. 소니 칼시 벤탈그린오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면서도 “학생용 기숙사와 미국 일부 도시의 멀티패밀리 시장은 앞으로 상당 기간 순풍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크리스천 푸쿠아 CBRE인베스트먼트 매니징디렉터도 “학생용 기숙사는 수요가 부족해 향후 5년간 임대료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크리스천 얀센 누빈 부동산대출 대표는 “부동산 자산에 대한 사모대출에도 좋은 투자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금리가 올라 수익률은 높아지고 있는 반면 담보인정비율(LTV)은 과거 70~75%에서 최근 65% 정도로 낮아져 위험 대비 수익률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일본에서도 다가구주택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됐다. 마커스 머너 벤탈그린오크 매니징파트너는 “일본 부동산 시장은 엔화 가치 하락과 상대적인 저금리의 영향으로 여전히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지는 특이한 시장”이라며 “특히 도쿄의 다가구주택은 기관투자가 사이에 인기가 많은 투자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행도 언젠가는 금리를 인상해야겠지만 캡레이트(자본환원율)에 영향을 줄 정도로 올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부동산 시장은 국가와 섹터별로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를 들어 물류센터,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은 노후화 정도를 잘 살펴보고 투자할 때라는 설명이다. 얀센 대표는 “내년까지 유럽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4년 이후에야 국내총생산(GDP)이 회복되면서 임대수익도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국은 대출 규제 면에서 시장 친화적이고 거래량도 많기 때문에 우리가 주목하는 시장”이라며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아일랜드까지 총 5개국에 6~7년 동안 꽤 많이 투자했고 그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지혜/김채연/성상훈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