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 6월 우주산업 클러스터 지정, 우주개발 기반 시설 민간 개방·활용 확대, 우주기술의 기업 이전, 우주 분야 인력양성 및 창업 촉진 등 민간기업 지원을 위한 ‘우주개발 진흥법’을 개정했다. 이어 7월에는 우주산업 클러스터 지정과 우주 핵심 기반시설 구축, 연구·개발 및 인력지원 사업 등을 포함한 ‘우주 강국 도약 및 대한민국 우주시대 개막’ 과제를 ‘120대 국정과제’에 반영했다.
우주개발 분야는 위성과 사람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발사체 기술개발이 핵심이다. 전남 고흥군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발사체를 발사할 수 있는 나로우주센터가 있다. 우주발사체 산업을 육성할 최적의 장소로 꼽히는 이유다.
○‘뉴스페이스’ 시대 선점
26일 전라남도에 따르면 민간 발사체 제작기업들은 발사체의 장거리 이송 시 막대한 물류비용, 인허가 절차 장기간 소요, 기능 이상 시 조립공장 재이송 문제 등을 우려해 발사장이 있는 고흥 나로우주센터 인근에 입주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발사체를 한 번 이송하는 데만 최대 15억원이 들고 교량 보강공사에도 5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이다.전라남도는 이 같은 우주개발 기업의 요청에 따라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중심으로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는 우주발사체 제조기업 집적화를 위해 특화산업단지 조성, 민간발사장·연소시험장·조립동 등 민간 우주개발 핵심 기반시설 구축을 가장 큰 목표로 하고 있다.
도는 2031년까지 8개 분야 24개 핵심과제에 1조608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도는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7262억원의 생산 유발, 2451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537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전라남도는 경상남도와 연계해 남해안 남중권에 초광역 국가우주산업벨트 조성도 추진하기로 했다. 전남은 발사체 중심 클러스터 산업, 경남은 위성 중심 클러스터 산업 등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국가적 우주산업 발전을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우주발사체 ‘앵커기업 유치 기반 마련’
전라남도는 지난 7월 국토교통부 산업단지 지정계획에 우주발사체 특화 산업단지를 최종 반영시켰다. 특화 산단은 고흥 나로우주센터 인근에 총사업비 1252억원을 투입해 30만6124㎡ 규모로 조성된다.도 관계자는 “우주발사체 조립 및 부품 제조 등 관련 앵커기업 유치를 위해 산단 개발과 실시계획 설계 용역, 산단 지정, 토지수용 등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늦어도 2025년 전에 산단 조성 공사를 시작하겠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7일 제43회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를 열고 국내 우주항공산업 집적단지를 중심으로 발사체, 위성, 연구·인재 개발 특화지구 등 삼각 체제로 우주산업 클러스터를 지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같은 날 과기정통부에서 공모한 누리호 반복 발사 사업(한국형발사체 고도화)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누리호 반복 발사 사업은 발사체 신뢰도 확보를 위해 2027년까지 5년간 총사업비 6873억원을 들여 총 4기를 제작·발사한다.
전라남도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8월 우주발사체 체계 조합 기반 구축, 클러스터 지정 협력, 전문인력양성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전남의 우주발사체 산업 육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중심으로 우주산업 기술개발과 시험·평가, 인증·발사를 원스톱으로 잇는 ‘국가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며 “관련 앵커기업 유치와 전문인력 양성에도 힘써 대한민국 우주개발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무안=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