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벤처단체협의회가 24일 비상장 벤처기업 창업자에게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을 허용하는 벤처기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혁신벤처단체협의회는 벤처기업협회,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이노비즈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메인비즈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한국엔젤투자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 등으로 구성됐다.
협의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벤처기업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지 1년이 다 돼 간다”며 “위축된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이 시급하지만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또 “혁신·벤처업계는 현재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 어려운 대내외 경제 여건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현 상황이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크나큰 위기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은 이미 국회 소관 상임위에서 많은 논의를 거쳐 통과됐고, 이에 대한 충분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부작용 문제도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벌 대기업의 편법 경영권 승계수단으로 활용될 수 없도록 차단하고, 엄격한 주주동의를 통한 발행 요건과 소수 주주 및 채권자 보호를 위한 복수의결권 행사 제한 등을 통해 예상되는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무의결권 주식 발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복수의결권 주식이 필요치 않다는 주장도 맞지 않다”며 “자본 투자 후 대상 기업의 성장에 관여하고 경영을 파악해야 하는 벤처 투자자는 무의결권 주식을 원하지 않으며 실제로 의결권 배제 주식은 자본시장에서 수요가 없어 발행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협의회는 또 “벤처기업의 88%가 복수의결권 주식 도입을 희망하고, 벤처캐피털(VC)도 66%가 찬성하고 있다”며 “해외의 경우도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해외 주요국들이 복수의결권 주식을 허용하고 있는 것은 부작용보다 혁신 성장을 위해 그 필요성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벤처기업에 자금은 생명줄이며 특히 고성장 벤처기업은 대규모 투자 유치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며 “혁신적인 기술과 사업모델이 사장되지 않고 투철한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꽃피우기 위해서는 복수의결권과 같은 혁신적인 제도의 도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