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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갈팡질팡…메타 주가 어디로? [서기열의 실리콘밸리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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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에 올인한 메타가 과연 제대로 메타버스의 미래를 그리고 있는걸까요?

저는 지금 먼로파크에 있는 메타의 본사 앞에 나와있습니다.
메타가 구현한 가상현실 서비스 ‘호라이즌 월드’가 사용자의 관심을 기대만큼 끌지 못한다는 내부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앞서 야심차게 준비한 새로운 헤드셋을 공개했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냉랭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라는 점에서 최근의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메타의 주가가 더 떨어질까요 혹은 지금이 저점 매수의 기회일까요. 저와 함께 살펴보시죠.


지난 주말 흥미로운 기사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메타의 내부 문서를 입수해 ‘메타의 플래그십 메타버스 서비스가 많이 부족하다’는 기사를 냈습니다. 메타의 플래그십 메타버스 서비스인 ‘호라이즌 월드’가 기술적으로도 충분하지 못하고, 사용자의 관심을 잘 끌지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호라이즌 월드는 메타의 VR 헤드셋인 ‘메타 퀘스트 2’를 착용하고 즐기는 가상공간인데요. 이렇게 가상공간에서 만나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춤을 추기도 하고, 게임도 하는 서비스입니다. 헤드셋을 내놨으니 이걸 사용해 즐길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을 메타가 직접 제공한 건데요. WSJ이 입수한 메타의 내부 문건에 따르면 당초에 메타는 호라이즌 월드의 월간 활성 이용자를 연말까지 5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었는데요. 최근 이 목표를 28만명으로 대폭 낮춰잡았습니다. 현재는 20만명 미만이라고 합니다. 연말까지 이제 석달도 남지 않았는데 당초 목표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니 목표치를 낮춘거죠.

더 심각한 것은 일반적으로 사용자들은 첫 달이 지나면 다시 호라이즌 월드에 접속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난 봄부터 사용자가 꾸준히 감소했다고 합니다. 메타의 주력 서비스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와츠앱 등 소셜미디어 서비스는 월 평균 35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죠.

호라이즌 월드가 만든 여러 공간 가운데 50명 이상이 방문한 곳은 9%에 불과해 나머지 90%는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고 있었습니다. 399달러인 퀘스트2 헤드셋을 구매자의 절반 이상은 구매 후 6개월이 지난 뒤에는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속적인 사용률이 지난 3년간 계속 하락했습니다.

사용자를 대상으로 이유를 분석해보니 사용자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메타버스 세계를 찾기 어렵고, 함께 어울릴 사람을 찾을 수 없다는 겁니다. 또 특히나 아바타에 다리가 없어서 사람이 진짜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불만도 제기됐습니다. 실제로 지난 11일에 마크 저커버그가 호라이즌 월드의 업그레이드 사항을 발표하면서 곧 아바타를 하체를 포함해 전신으로 만들겠다고 했을 때 이 발표를 지켜보던 참여자들의 크게 환호하기도 했습니다.

메타는 현재는 헤드셋을 사용해야만 접속할 수 있는 호라이즌 월드를 스마트폰용과 PC용 웹 버전까지 내놓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는데요. 구체적인 날짜는 공개할 수 없다고 해서 아직 준비가 덜 된 것으로 보입니다.

메타 내부의 방향성도 아직 갈피를 못잡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데어 오바산조 수석제품관리자는 “PC, 휴대폰, 스마트안경 등과 같은 AR(증강현실) 제품이 VR(가상현실) 제품보다 대중화에 더 유리하다”며 “현재로서 메타버스가 투자 차원에서 어디에 적합한지 불분명하다”고 언급했습니다. 현재 VR에 더 집중하고 있는 메타가 아직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할지 정확하게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호라이즌 월드에 대해서는 전현직 직원들은 일단 사람들이 즐길 수 있어야 확산이 된다는 차원에서 게임에 집중해야 한다고 보고 있고,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처럼 사회적 관계에 더 집중하는 걸 선호합니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내부에서 이견이 있다고 합니다.

또 아직은 초기 단계이다보니 플랫폼에서 사용자들이 수익창출을 할 수 있는 모델이 사실상 거의 없다는 것도 확산이 더딘 이유중에 하나입니다. 헤드셋은 400달러에 달하는데 여기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거죠. 인스타그램 등은 인플루언서 등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식들이 있는 것과 대비됩니다.

아직 개념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메타버스를 가지고 이제까지 없었던 서비스를 만들어내려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닐겁니다. 하지만 아직 메타 내부에서도 방향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용자들이 확 늘어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주는 메타에게 중요한 시간이었습니다. 새로운 메타버스 헤드셋 ‘메타 퀘스트 프로’를 공개했죠. 온라인으로 공개된 ‘메타 커넥트’ 행사에서 저커버그 CEO가 직접 소개했죠.

이날 공개된 메타 퀘스트 프로의 가장 큰 특징은 혼협현실(MR)을 구현하는 기능을 갖췄다는 점입니다. 저커버그는 "현실 세계와 VR을 결합해서 구현하고 이를 상대방과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며 "상대방이 울고, 웃고, 먹는 등의 몸동작을 가상공간에 구현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존 VR 헤드셋은 어두운 화면 안에 가상 공간을 구현했다면 이제는 현실 세계에 가상 화면을 결합해서 구현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된 겁니다. 이날 선보인 영상에서는 이용자의 앞에 상대방을 소환해와 그의 눈썹과 입모양, 시선 등까지 VR 아바타에 구현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 제품인데요 헤드셋 안에도 센서를 장착해 움직임을 세밀하게 포착한 덕분입니다.

퀘스트 프로에는 퀄컴과 함께 개발한 고성능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XR2+'을 채용해서 그래픽 처리를 더 고도화했습니다. 디스플레이는 인치당 픽셀을 37% 더 추가해 명암을 75% 이상 개선했고, 화면을 눈 앞에 구현해주는 옵티컬 스택을 기존 모델보다 40% 더 얇게 만들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에는 헤드셋을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강조됐습니다. 이날 행사에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함께 등장해 "메타와 함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갈 것"이라며 "MS의 기업용 업무 협업 소프트웨어의 일부를 메타 퀘스트 VR 기기와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죠. MS 프로그램 가운데 팀의 채팅앱, 마이크로소프트 365 등을 헤드셋과 함께 이용하는 방식이 소개됐습니다. VR 헤드셋을 쓰고 회의를 하고 업무까지 하는 걸 보여준거죠.

도마에 오른 것은 가격입니다. 1499달러로 한국에선 210만원이 넘습니다. 기존 모델보다 1100달러 비쌉니다. CNN은 "최신 VR 헤드셋은 인상적이지만 구매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고, WSJ은 "가격이 현실과 동떨어져있다"고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타 퀘스트 프로는 완충시 사용시간이 1~2시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발표 당일에만 메타의 주가는 4% 하락했고 한주 동안 하락폭은 5%에 달했습니다. 17일 오늘은 나스닥 전반적으로 반등하면서 주가는 5.74% 오른 134달러에 마감했습니다.

메타버스에 올인한 메타가 아직은 메타버스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입니다. 기기도 아직은 보완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요. 물론 시장을 선점한다면 메타버스의 플랫폼으로서 메타가 강력한 시장 장악력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앞다퉈서 VR, AR 기기를 만들고 있는 거겠죠. 메타의 입장에서는 선수를 쳤다는 차원에서는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현재까지 모습을 봐서는 아직 몇 년은 더 시간이 걸리지 않겠냐는 게 시장의 관측입니다.

그렇다면 월가 전문가들은 어떤 분석을 내놓고 있을까요?
팁랭크에 따르면 메타에 대한 분석을 내놓은 총 34개 금융투자사 가운데 26곳이 매수, 6곳이 중립, 2곳이 매도 의견을 냈습니다. 평균 목표주가는 207달러인데요 1월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최근 열흘 이내의 보고서를 보면 애틀란틱 에쿼티즈가 매수에서 중립으로 등급을 하향조정한 게 눈에 띕니다. 니댐은 매도 의견을 계속 고수하고 있구요. 나머지 7곳이 매도 의견을 유지했습니다. 목표주가가 굉장히 폭이 넓습니다. 160달러부터 275달러까지입니다.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웰스파고는 상승여력을 105%나 있다고 봤네요. 가장 보수적으로 본 곳도 19%가량 상승여력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최근에는 메타의 주가에 대해 더 떨어진다, 저점 매수의 기회다라는 의견이 나뉘고 있습니다. 연초 대비 60%가량 주가가 떨어진 상태입니다. 온라인 광고 시장의 분위기는 경기침체와 더불어 악화되고 있고, 경쟁은 치열합니다. 짧은 동영상을 앞세운 틱톡의 인기는 폭발적입니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메타버스는 아직 초기 단계 시장입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데요.

자세히 살펴보면 얼라이언스 번스타인은 메타의 주가가 50% 상승 여력이 있다며 톱픽으로 꼽았습니다. 하락 요인으로 사람들이 야후를 요즘 잘 이용하지 않듯, 페이스북의 이용자도 줄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둠 속에서 빛을 본다고 했습니다. 긍정적으로 보는 부분은 메타가 구글, 아마존 디지털 광고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점유율이 25%나 되는 핵심 플레이어라는 것입니다.

회사는 목표주가를 230달러에서 195달러로 내렸습니다. 월요일 종가 기준으로는 45.5%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봤습니다. 결국 3분기 실적 발표가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월가에서도 메타를 사야할까 말아야할까 의견이 분분합니다. CNBC는 두명의 투자자를 내세워 이 주제로 토론을 시켰습니다.
매수 의견을 낸 곳은 롱보우애셋매니지먼트의 제이크 달러하이드 CEO입니다. 그는 “저커버그가 회사의 장기적인 경로와 생존을 보고 있어서 진정한 기회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AI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메타버스를 바꾼다면 성공할 기회가 있다고 했습니다. 와츠앱과 메신저, 인스타그램을 메타버스에 제공한다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그리고 낮은 가격에 사서 비싸게 팔 수 있는 기회라는 분석입니다.

인디펜던트솔루션 폴 믹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메타의 주가는 싸지만 매출과 주당 이익 추정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메타 주식을 살 때가 아니라는 겁니다. 사업에 대해서는 VR 헤드셋과 관련해 흥미로운 사업이긴 하지만 기존 소셜미디어 사업에 비해 하드웨어 사업은 마진이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존 소셜미디어 사업도 미국에서 광고시장이 불경기에 계속 침체되고 있다는 것도 약점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애틀란틱 에쿼티는 메타의 등급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죠. 목표주가를 160달러로 낮췄고, 내년과 2024년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13% 낮춰잡았습니다.

경기침체라는 거시경제 환경에서 온라인 광고시장의 경쟁이 너무 치열해졌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메타가 광고 검색을 제외한 온라인광고 시장에서 약 1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구글 온라인 광고의 경쟁력이 성장하고 있고, 틱톡의 인기는 폭발적입니다. 물론 인스타그램의 짧은 동영상 릴이 대응군이긴 하지만 다른 경쟁사들을 압도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입니다.

결국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핵심 소셜미디어와 메타버스 사업에서 비용을 절감해야 해야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지난 여름에 고용을 줄여서 비용절감을 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3분기 실적에 어느 정도 반영됐을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VR 플랫폼이 성장하는 것도 실적에 중요한 요인입니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오는 26일로 예정된 3분기 실적발표에 쏠리고 있습니다. 월가의 시장 컨센서스는 주당순이익이 1.91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3.67달러에서 올 들어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요. 3분기에도 연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지난 2분기에는 2.46달러로 컨센서스 2.59달러를 하회했는데요. 이렇게 분위기 속에서 메타가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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