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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최태원·이해진…오너들 국감 줄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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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카카오톡 먹통 사태’와 관련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오는 24일 열릴 국정감사장에 부르기로 했다. 이번 사태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여야는 플랫폼 기업을 겨냥한 대대적인 입법 조치도 예고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도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이 기업인을 무차별적으로 증인으로 채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계열사 경영진까지 줄소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 창업자, 최 회장, 이 GIO 등을 24일 열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 박성하 SK C&C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 최고경영자(CEO)도 증인 명단에 올랐다.

처음부터 여야가 오너 기업인 3명을 모두 국감장에 부를 계획은 없었다. 당초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의 원인을 잘 아는 실무자를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과방위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실무책임자나 경영진을 불러선 근본적인 문제를 진단하기 어렵다”며 카카오 오너인 김 창업자를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맞섰다.

그러자 여당 과방위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이번 사태와 관계가 적은 네이버의 이 GIO를 부르자고 맞불을 놨다. “네이버도 여러 기능 장애가 있었고, 포털 등에서 많은 문제가 있다”는 이유를 댔다. 이에 민주당은 카카오 데이터 관리 시설이 있던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대한 관리 책임을 묻는다며 최 회장까지 증인으로 요구했다. 증인 채택을 놓고 힘겨루기를 이어간 끝에 여야는 결국 오너 세 명 모두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다른 상임위원회는 카카오 계열사 CEO들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정무위원회는 서비스 중단 책임을 묻겠다며 이석우 업비트(두나무) 대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를 같은 날 열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감사에 부르기로 했다. 국토교통위원회는 카카오택시 시스템 오류와 관련해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증인 명단에 추가했다.
플랫폼 규제 움직임도
이날 여야 지도부는 일제히 ‘카카오 때리기’와 입법 추진에 나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카카오는 계열사 수가 올 8월 기준으로 무려 134개에 이를 만큼 문어발식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메인 시스템을 사실상 한 곳에 몰아넣는 등 관리 조치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간 데이터센터를 재난관리 시설로 지정하는 내용의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와 관련, 19일 과기정통부와 당정 협의할 계획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먹통 사태의 핵심은 기업이 비용을 줄이느라 백업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은 데 있다”며 “신속히 입법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도 재난관리 기본계획 의무 대상에 카카오 등 부가통신사업자를 포함하는 내용의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 마련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를 둘러싼 정치권의 입법 움직임이 플랫폼 기업을 향한 규제 강화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카카오는) 문어발식 인수합병 및 기업공개 등 사업 확장에만 매달렸다”며 “자율 규제 원칙이 자정작용 상실로 이어진다면 정부의 관리감독 방식을 재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당도 21대 국회 전반기에 논의됐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을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양길성/맹진규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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