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가의 명품 가방·신발·지갑·의류 등을 할인 판매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유인해 상품 대금을 편취해온 사업자 '사크라스트라다'에게 온라인 판매를 전부 중지하도록 명령하고 쇼핑몰도 폐쇄토록 조치했다. 공정위가 온라인 쇼핑몰을 폐쇄토록한 것은 2017년 소비자에게 현금결제를 요구하며 배송·환불에 있어 사업자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어썸'의 폐쇄 조치 이후 두 번째다.
공정위는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상담센터와 서울특별시 전자상거래센터 등에 "사크라스트라다가 상품을 배송해주지 않고, 소비자로부터 환불 요구를 받고도 제대로 환불해주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민원을 100건 이상 접수했다. 이에 사크라스트라다를 민원 다발 쇼핑몰로 지정해 공개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사업자는 온라인 쇼핑몰에 2만3000여종에 달하는 고가의 명품 가방·신발·지갑·의류 등의 상품을 15~35%가량 할인 판매하는 것처럼 표시·광고하고 있었지만 상품들이 소비자에게 제대로 배송된 사례는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공정위가 해당 사업자에게 민원 내용들에 관해 구체적으로 소명할 것을 요구했으나 사크라스트라드 측은 요구에 전혀 응하지 않았다.
공정위 조사 결과 '사크라스트라다'는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필요한 업무들을 전혀 수행할 수 없는 실체조차 없는 사업자로 드러났다. 온라인 쇼핑몰에 게시된 상품들도 사실상 소비자에게 공급될 수 없는 상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국제전화로 연결된 직원은 자신이 "이탈리아에 상주하면서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을 조달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그 직원으로부터 받은 전자우편의 발신 지역을 확인한 결과 그 직원은 이탈리아가 아닌 홍콩에 있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공정위는 해외 구매대행 업체를 통해 거래할 때는 상품의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저렴하거나, 그 가격에 관세·부가세 등이 포함되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경우 혹은 상품 조달 경로가 의심스러운 경우 등에는 그 업체 이용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사크라스트라다 쇼핑몰에서 상품 대금을 결제하고 상품을 배송받지 못한 경우 ①신용카드를 이용한 경우 해당 신용카드사에 ②가상계좌 및 카카오페이를 이용한 경우 (주)케이지이니시스에 이를 환급받을 수 있는지를 확인해 보길 권고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