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이 지난주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아직 바닥을 찍은 것은 아니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시적인 반등과 급락은 약세장의 전형적인 모습이긴 하지만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때문에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외신들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시장과 여기에 달려드는 투자자를 두고 '야생의 그네' '짐승의 본능'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급등락은 약세장 신호
미국 증시는 최근 상식적인 예상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3일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치를 넘어서면서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 커졌음에도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가 2.83%, S&P500은 2.60%, 나스닥은 2.23% 각각 급등 마감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뒤늦게 9월 CPI 악재를 반영하며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는 1.34%, S&P500은 2.27%, 나스닥은 3.08% 각각 하락했다. 특히 나스닥은 3% 이상 하락했다.
외신들은 이같은 모습이 전형적인 약세장을 알리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롤러코스터를 타는 시장이 고전적인 약세 시장 랠리처럼 보인다"며 "폭락한 시장이 일시적으로 더 크게 반등했을 때 투자자들이 매도를 재개해서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실제 주식시장은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이후, 2008년 리먼브러더스가 붕괴하기 전,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시작 후 등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주가 더 내려갈 것
저점을 찍었다는 의견엔 대부분 부정적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증시가 20~30%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다만 현금을 확보해 저점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주식의 궁극적인 바닥이 언제 어디에서 끝날지 확신할 수 없지만 최근과 같은 폭력적인 움직임은 고점보다 저점에 더 가깝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 주 미국 증시 투자자들은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예의 주시 중이다. 서학개미들이 몰려 있는 테슬라, 넷플릭스가 실적을 발표한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찰스 슈왑,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금융주 실적도 공개된다.
1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 위원의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이 다가오면서 연준 주요 인사의 발언이 증시 변동성에 불을 지필 수도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연준의 대표적 긴축론자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12월 FOMC에서도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