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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서 탄소배출권이 자란다고?[성현 ESG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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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10월 14일 16:0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수확의 계절 가을이다. 여든여덟 번 지극정성으로 가꾸어 그 결실을 수확하는 농부의 마음을 생각하노라면 덩달아 기쁨과 보람이 느껴진다.

하지만 현실은 상상과는 달리 1년 내내 뼈 빠지게 일해봐야 쌀값은 생산비에도 못 미치고, 이익은커녕 "올해 벼농가 손실 1조8120억원 예상된다"는 암울한 뉴스(농민신문 2022. 9. 22)에 씁쓸한 마음이 앞선다.

그럼에도 우리 농업이 ESG 시대를 맞아 더욱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변모할 방안은 없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 농업이 안고 있는 생산성과 수익성 등의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할 묘책은 찾기 어렵겠지만, ESG 관점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탄소배출권도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다거나 ESG를 농산물 판매를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농업 수익성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농사를 지으면서 탄소배출권을 얻을 수 있다면 농민에게는 탄소배출권 거래를 통한 농외수입이 생겨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일까?

농업 분야에서도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온실가스를 감축, 흡수 또는 제거하는 사업에 대한 방법론을 등록해 해당 방법론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하고 그 결과를 인증받으면 탄소배출권을 획득하는 길이 있다. 방법론은 상쇄등록부 시스템에서 조회할 수 있는데, 저탄소 농업기술을 적용한 농업부문의 외부사업 방법론은 다음과 같다.



위 방법론 중에서 '논벼 물관리'는 논의 낙수 기간을 증대시켜 담수 상태에서 일어나는 유기물 혐기분해를 막고 메탄 배출을 회피하는 방법으로, 벼 재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기법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현안분석(제90호, 2022. 9. 7.)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제 메탄 감축 협약 가입으로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30%가량 메탄을 감축해야 한다. 농업부문 메탄 발생량은 우리나라 전체 메탄 발생량의 44%를 차지하고 있어 농업부문의 감축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만약 이렇게 승인받은 방법론에 따라 농사를 지어 저탄소 쌀을 생산할 경우, 생산한 쌀 판매로 인한 수익뿐만 아니라 탄소배출권 거래를 통한 부수입을 얻을 수 있어 그야말로 논에서 벼와 함께 탄소배출권이 자라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일거양득이 아닌가?

그뿐 아니라 저탄소 쌀은 지구 온실가스 감축에 이바지한 쌀이라는 좋은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으니 상표 인지도 개선으로 인한 광고효과도 쏠쏠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전남 해남군은 논물 관리기술로 재배된 저탄소 쌀 50t을 '땡스카본'이라는 스타트업 기업과 연계해 판매하고 있다. 또한 ESG 평가점수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대기업들은 구내식당 쌀을 저탄소 쌀로 바꾸어 점심밥 먹으면서도 탄소를 줄이는 데 동참한다는 홍보 효과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바야흐로 ESG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 농업 분야에서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더욱 많은 방법론이 나와서 더 많은 농민이 탄소배출권 부수입을 얻고 더 많은 기업과 개인들이 저탄소 농산물을 통한 탄소 저감 활동에 동참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정리=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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