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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세계가 '홉이든' '사유원' 벤치마킹하는 시대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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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태창철강 설립자인 유재성 회장이 지난해 9월 경북 군위군 부계면에 개장한 66만㎡ 규모의 사유원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수목원이자 미술관이다.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 수상자이자 ‘건축의 시인’으로 불리는 알바루 시자를 비롯해 11명의 건축·조경·조명·서예가와 석공이 참여해 만든 공간이다.

이곳을 방문한 호남의 한 건축가는 ‘광주·전남에도 이런 공간이 하나 있었다면’이라는 칼럼을 한 신문에 게재했다. 유 회장이 기업 경영을 하면서 평생 모은 수백 년 된 모과나무 108그루와 돌, 미술작품 등 혼이 깃든 작품에 전문가들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팔공산에 가로막혀 육지 속 섬처럼 소외된 지방 소멸 위험 전국 1위 지역 군위에서 탄생한 웰니스 시대의 관광 킬러콘텐츠다.

경북 의성군 단북면에서 홉농장을 하는 장소영·김정원 씨 부부는 5년 전 의성에 귀촌해 홉이든이라는 1만5000㎡ 규모 농장에서 우리나라에서는 명맥이 끊긴 국산 홉과 사과대추를 재배하고 있다. 15년간 무역업에 종사한 장 대표 부부의 꿈은 ‘맥주도시 의성’을 만드는 것이다. 몇 해 전 20대 여성 창업가 김예지 씨가 안계면에 수제맥주 공방 호피홀리데이를 창업해 동반자가 생겼다. 이들은 전국의 마음맞는 브루어리와 함께 국산 홉으로 시즌(제철)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수요도 확보하지 않은 채 홉 농사를 시작하자 주위에서는 ‘제정신이냐’며 걱정했다. 하지만 ‘의성라거’ ‘쇼미더홉’ ‘안계평야’라는 브랜드로 출시된 국산 홉맥주는 생산하는 족족 완판 행렬이다.

장씨 부부의 홉이든 홈페이지에는 맥주도시 의성의 비전이 지도와 함께 상세하게 그려져 있다. 홉농업단지, 수제맥주 생산과 가공단지, 수제맥주 문화관광단지를 만드는 것이다. 이곳은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건설되는 곳에서 아주 가깝다.

장 대표는 “2030년 공항이 들어서면 중국 일본에서도 멀지 않은 곳이 된다”며 “하루하루가 힘겹지만 응원하는 분이 많아 힘이 난다”고 했다. 의성 역시 지방 소멸 위험 전국 1, 2위를 다투는 지역이다.

두 기업의 사례가 의미 있는 것은 모두 정부나 지자체가 주도한 것이 아니라 민간의 창의와 집념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다. 이들의 가치를 알아보는 전문가들은 어떻게 벤치마킹할까, 우리 지역에도 이런 걸 만들 순 없을까를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정부 및 지방 공무원과 전문가들은 벤치마킹을 위해 바다를 건넜다. 언제까지 해외의 성공 사례만 벤치마킹할 것인가. 이제는 사유원과 홉이든 같은 성공 사례를 해외에서 벤치마킹하러 오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

사유원을 만들기 위해 유 회장은 수백억원을 들였다. 시간과 노고는 돈으로 환산할 수조차 없다. 홉이든도 마찬가지다. 벌써부터 이들을 찾아가 ‘돈쭐’을 내주자는 사람도 있다.

정부가 할 일은 이들의 비즈니스가 세계로 뻗어가도록 다리를 놓는 일이다. 바로 지방의 국제공항이다. 국회의원 5선, 광역단체장 3선의 홍준표 시장과 국회의원 3선, 광역단체장 재선 경험을 가진 이철우 경북지사가 예산낭비적인 국책사업을 날마다 호소하겠는가. 지방민이 바라는 제대로 된 국제공항에 대해 수도권도 고정관념을 탈피할 때가 됐다.

이제 세계 경제권은 ‘무빙경제권’으로 바뀐다고 한다. 항공기를 타고 내가 원하는 곳에 사무실을 내고 머물며 비즈니스를 하고 일과 휴가를 동시에 즐기는 워케이션이 일상화되는 시대다. 매력이 없으면 언제든지 떠난다. 수도권만 가지고 대한민국의 매력을 어필하기에는 부족하다. 국제선을 타고 TK공항에 내린 뒤 UAM과 자율주행차를 타고 돌아다닐 수 있게 해야 한다.

‘24시간 잠들지 않는 도시’를 내세운 홍 시장의 비전이 홉이든과 사유원을 세계의 핫플레이스로 만들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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