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평북 태천의 한 저수지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처음 발사한 데 대해 합동참모본부가 그제 “한국과 미국의 감시를 회피하기 위한, 우리의 킬체인(선제타격 체계) 능력을 상당히 의식한 궁여지책”이라며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로도 탐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발사 당일에는 “지상 이동식 발사대(TEL) 차량에서 발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던 군당국의 뒤늦은 해명이 궁색하다. 우리가 사전에 탐지했다면 당일 국민에게 불안하지 않도록 알렸어야 하지 않나. 아니면 우리의 탐지능력을 감추기 위해 실상과 다르게 발표한 건가.
북한의 저수지 SLBM 발사가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있다. 겨울이 긴 북한에서 저수지가 얼었을 땐 쓸 수 없고, 여름 갈수기에도 노출되기 쉽다. 수중 발사대를 설치하기 위한 사전 움직임도 포착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를 사전에 탐지하지 못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이 전술핵 운용부대까지 공개하며 핵 위협 수위를 높이는 마당에 단 한 번이라도 사전 탐지에 실패하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잖아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지난 4일 우리 군이 발사한 현무-2C 탄도미사일이 비정상적으로 비행한 후 추락한 낙탄 사고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실전 상황이었다면 어쩔 뻔했나. 8일 대응 출격한 우리 군의 최첨단 스텔스전투기 F-35A의 기관총에 실탄이 아니라 이른바 ‘공갈탄(교육용 탄약)’만 장전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이해하기 어렵다. F-35A의 주된 무장은 다양한 공대공 미사일과 공대지 정밀유도폭탄이라 주요 임무 수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지만 2018년부터 도입하기 시작한 주력 전투기의 기관총 실탄이 하나도 없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물샐틈없는 방위 태세만이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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