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07일 17:0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항염증 신약 개발사 샤페론이 코스닥 상장을 위한 일반 청약에서 한자릿수 경쟁률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적자를 내는 바이오 기업을 향한 얼어붙은 투자 심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샤페론의 일반 청약 최종 경쟁률은 9.4대 1로 집계됐다. 주관사인 NH투자증권에 6262건의 주문이 들어왔다. 청약 금액의 절반을 미리 납부하는 청약 증거금은 약 161억원이 모였다.
청약건수가 적어 추가 납입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는 균등 배정 물량으로 1인당 54~55주를 받게 될 전망이다. 이에 필요한 납입금액은 인당 27만~27만5000원이다. 예를 들어 샤페론의 최소 청약 주식 수인 10주만 청약한 투자자가 납입한 청약증거금은 2만5000원으로 균등 배정 물량을 모두 받으려면 약 24만5000~25만원의 추가 납입이 필요하다.
지난달 일반청약을 마친 알피바이오와 선바이오가 일반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바이오 IPO 잔혹사’를 끊어냈지만 그 온기가 샤페론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알피바이오는 일반청약 경쟁률 1518.2대 1, 선바이오는 186.3대 1을 각각 확보했다. 알피바이오와 선바이오가 매년 흑자를 내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이 투자 매력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흑자를 내는 바이오 기업이 아니라면 바이오 공모주에 대한 투자 심리는 싸늘했다. 올해 상장한 바이오 기업 중 알피바이오와 선바이오를 제외하면 대부분 공모가 희망범위의 하단에서 공모가가 확정됐다. 이어 일반청약에서도 한 자릿수 경쟁률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샤페론 역시 지난해 105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적자 기업이다. 증권신고서상 실적 전망치를 살펴보면 올해 208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 데 이어 2023년 186억원, 2024년 34억원의 적자를 낼 전망이다. 2025년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하겠다는 목표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한 이후 공모가를 희망 범위(8400~1만200원)보다 40% 낮은 5000원으로 제시했지만 투자자의 발길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샤페론은 2008년 설립된 회사로 항염증 치료제와 나노바디 항체 치료제를 두 축으로 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한다. 오는 19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당초 17일 로봇용 감속기 개발사 에스비비테크와 나란히 상장할 예정이었으나 상장일을 이틀 뒤로 미뤄 19일 홀로 신규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당일 투자자의 투자 심리가 분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평가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