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이동통신사의 5G(5세대) 품질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5G는 2019년 4월 도입된 후 3년 반 동안 약 2500만명의 가입자를 모았으나, 해를 거듭해도 속도 등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지는 실정이다. 여야 의원들은 과기부와 이통사가 품질 개선을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고 비판하는 한편, 소비자 권익을 감안해 요금제를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과기부는 커버리지·속도 다 향상됐다는데
…여야 "가격만 오르고 품질 하락"
과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이통 3사의 5G 커버리지는 1만9044.04㎢로 전년 동기 대비 3.5배 확대됐다. 5G 내려받기 전송속도는 3사 평균 801.48Mbps 수준으로 전년(690.47Mbps) 대비 16.1%(111.01Mbps) 향상됐다.…여야 "가격만 오르고 품질 하락"
하지만 여야는 한목소리로 "소비자가 체감하는 개선사항이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4일 국감에서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직장인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서 자체 조사한 5G 만족도 결과를 언급하며 "소비자들은 (5G 서비스) 가격은 오르고 품질은 떨어졌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박완주 무소속 의원은 "2018년 5G 서비스를 시작하며 4G(LTE)보다 최대 20배 빠르다고 했는데 작년에 실시한 통신 품질 조사 결과 5G 다운로드 속도는 4배, 업로드는 1.5배 차이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전체 무선국 수의 44%가 서울·인천·경기 수도권 지역에 구축돼 지역 편향성이 크고, 이동통신사들의 5G 28GHz 구축 실적이 중복으로 집계된 것을 빼면 당초 이동통신 3사가 정부에 보고한 내용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도 비판했다. 박 의원은 "통신 3사의 5G 요금제의 가격과 품질 모두 소비자에게 불합리하다"면서 "통신 3사가 서비스 품질에 걸맞지 않은 비싼 요금으로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신분당선과 서해선의 5G 가용률은 각각 3.86%와 7.62%로 전체 지하철 평균인 89.39%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고 질타했다. 허 의원실에 따르면 철도 회사와 이통사 간 시설 사용료 협정 지연 등 사유로 5G망 구축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허 의원은 "수도권 지하철 노선의 5G 가용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통 3사와 과기부의 협력을 당부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KT 11월, SK 및 LG 12월)부터 시작된 '속도저하 자동요금 감면제' 도입 후 지난 8월까지 통신 3사에서 속도 저하 사례는 총 232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8월까지 최근 9개월간 적발된 속도 저하 사례에 대해 통신 3사의 보상액은 총 106만원에 그쳤다.
5G 만족도 23%…계속 하락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 6월 '최근 국내 이동통신서비스 이용행태 분석' 보고서를 통해 "5G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23%로 매우 낮게 나타났으며, 이는 2020년 12월 조사 결과인 30%에 비해 더욱 하락했다"고 평가했다.이어 "5G 서비스에 만족하는 가장 큰 이유는 ‘데이터 속도/안정성(44%)'이고, 불만족 이유는 ‘LTE와 비슷한 속도(55%)'라면서 "즉, 5G 서비스의 만족과 불만족 요인 모두 속도이며, 전년 대비 속도에 대한 만족도는 하락(52% → 44%)하고 불만족은 상승(51% → 55%)하여 전반적인 만족도 역시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5G 자급자급제 단말을 이용하는 주된 이유가 'LTE 요금제를 이용하기 위해서(39.0%)'로 나타났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