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6일 장중 1400원 아래로 내려갔다. 달러 강세가 소강상태인 가운데 외국인의 코스피 투자 매수세가 커지고, 중국 위안화가 역외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일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7원70전 내린 1402원40전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6원40전 오른 1416원50전에 출발했지만, 이내 하락 반전했다. 특히 오후 들어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커지자 한때 1397원10전까지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22일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8일 1439원90전으로 연고점을 기록한 뒤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내리면서 2.6%(37원50전)나 하락했다.
달러 강세가 주춤한 영향이 크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진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우려가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한때 112를 넘었지만, 현재는 110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 외국인의 국내 증시 귀환도 원·달러 환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02%오른 2237.86에 거래를 마감했는데 외국인이 2519억원을 순매수했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한국과 대만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로 상향했다.
오는 16일 공산당 대회를 앞둔 중국의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원화 강세(환율 하락) 재료로 작용했다. 김승혁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역외 시장에서 중국 위안화가 강세를 보였다"며 "중국이 정치적 이벤트를 앞두고 환율 방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에는 강(强)달러로 인한 물가 안정이 시급할 것"이라며 "다음 달 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메시지가 나온다면 환율은 다시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