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울터미널이 신세계 백화점·스타필드 등 쇼핑몰을 포함한 최고 40층의 업무·상업시설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세계프라퍼티(신세계동서울PFV)의 동서울터미널 개발 계획안을 놓고 사전협상에 착수한다고 4일 발표했다. 사전협상제도는 5000㎡ 이상 대규모 개발부지에 대해 허가권자인 공공과 민간사업자가 사전협상을 통해 구체적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도시계획을 변경하는 제도다.
제안서에 따르면 동서울터미널은 판매·업무시설을 포함한 최고 40층 높이의 건물로 재건축된다. 총 연면적은 현재 4만7907㎡의 7배에 달하는 35만7000㎡로 늘어나 신세계 백화점과 마트 등 대규모 쇼핑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버스 승하차장과 주차장은 지하(지상 1층∼지하 3층)로 내리고, 터미널 시설 규모를 현재의 120% 이상으로 확대한다. 강변북로에 진·출입하는 버스전용도로를 설치하고 지하철 2호선 강변역과 연결되는 보행데크도 만든다.
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사전협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도시관리계획 결정 등 행정 절차를 거쳐 2024년 시설물을 착공시키는 게 목표다. 시는 현재 버스터미널 단일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사업 부지 일대의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 동부권의 관문 역할을 해온 동서울터미널은 지상 7층 규모의 종합 시외버스 터미널로, 현재 112개 노선이 운영 중이다. 하루 평균 버스 운행 횟수가 1034회에 달한다. 1987년 문을 연 뒤로 노선과 운행 차량이 크게 늘어난 반면 시설은 이를 받쳐주지 못해, 주변 도로에서 버스와 택시, 승용차 등이 뒤엉켜 상습적인 교통 정체를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설도 노후화돼 이용객들의 불편도 컸다.
신세계프라퍼티는 40층 인허가에 따른 공공기여 시설로, 터미널에서 한강변으로 이어지는 보행 데크를 신설하고, 최상층에는 한강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를 조성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전망대를 오세훈 시장의 한강 경관 인프라 구축 사업인 ‘그레이트 선셋 한강 프로젝트’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과거 이 부지를 보유했던 한진중공업은 2011년부터 개발을 추진했으나 조선업 경기 침체로 유동성 위기에 빠져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2019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 상황에 몰려 토지와 건물을 신세계프라퍼티에 매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