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임기 내 신설된 행정기관위원회 118곳 중 75곳이 사실상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기 중 우후죽순 위원회를 만들었지만 회의를 거의 열지 않은 곳이 많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회 예산정책처를 통해 조사한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신설된 행정기관위원회 운영현황 및 문제점' 보고서에 따르면 임기 중 신설된 118개의 위원회 중 8곳이 위원회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 67개는 연간 회의를 3차례 이하만 진행했다.
118개 신설 위원회 중 의사를 결정하고 대외적으로 표명하는 권한이 있는 행정위원회가 8개, 권한이 없는 자문위원회가 110개였다. 소속별로는 대통령 소속 12개, 국무총리 소속 14개, 각 부처 소속 92개 등이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신설된 행정기관위원회 118개 중 7개 위원회는 존속기간 만료와 통합 등의 사유로 폐지됐다. 6월말 기준 남아있는 곳은 111개다. 이 중에는 아직 위원회가 미구성된 곳이 8개였다. 이중 2개는 2017년에 만들어지고도 임기 끝까지 설치가 안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2021.7~2022.6) 110개 행정기관위원회의 회의 개최 내역을 살펴보면, 1회 개최 위원회가 26개(23.4%)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미개최 위원회가 16개(14.4%), 2회, 5회~10회, 21회 이상이 각 15개(13.5%), 3회 개최 10개(9.0%), 11회~20회 9개(8.1%), 4회 5개(4.5%) 위원회 순이다.
즉, 분기에 1번 회의도 실시하지 못한 위원회(년 3회 이하)가 절반 이상인 67개(60.4%)나 된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임기 시작한 해에 설치된 위원회가 임기가 끝나도록 미구성되고, 회의 한번 개최한 적도 없는 위원회가 수두룩하다는 것은 그만큼 문재인 정부가 우후죽순으로 위원회 설치를 남발하였다는 증거”라며 “국무조정실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 무분별하게 신설된 행정기관위원회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조사 및 감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난립한 행정기관위원회를 축소해야 한다”며 조사 착수를 주문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