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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들이 고용에 신중해지고 있다.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정리해고를 단행하는 곳이 점차 늘고 있다. 경기 침체의 전조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NN방송은 28일(현지시간) 월마트의 계절근로자가 급감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에서만 약 170만 명이 일하는 월마트는 미국 민간고용주 1위 업체다. 지난해 월마트는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을 몇 달 앞두고 정규직 근로자 15만 명을 고용했지만 올해는 4만 명을 고용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엔 200여 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글로벌 물류기업 페덱스는 올해 계절근로자와 관련된 조치를 발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근무시간 단축 등을 포함한 비용 절감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줄리아 폴락 집리크루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으로 계절근로자를 데려오는 데 훨씬 더 심사숙고해야 하는 환경에 놓였다”며 “고용주들은 뒤로 물러서서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같은 날 CNBC방송은 글로벌 전자서명 1위 업체인 도큐사인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직원의 9%를 정리해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올해 1월을 기준으로 도큐사인 직원은 7461명에 달한다. 구글과 메타 등 다른 주요 기술기업도 최근 부서를 재편성하는 방식으로 감원을 시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전체 직원(약 18만1000명)의 1%에 해당하는 인력을 내보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투자은행(IB) 직원들도 해고 불안에 떨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들어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시장이 침체되면서 이들 기업의 이익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IPO를 단행하는 미국 기업들은 지난해에 비해 90%가 줄었고, 대형 IB들의 거래 수익은 올해 절반으로 급감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2019년 이후 처음으로 1~5%에 달하는 직원을 매년 해고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최대 모기지업체인 웰스파고와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간도 일부 직원을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소프트뱅크그룹이 운용하는 비전펀드와 관련된 직원의 30% 이상을 해고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방송은 “경기가 언제 좋아질지 몰라 기업들이 비용을 줄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