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의 '꽃'인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무너지고 있다. 연일 폭등하고 있는 달러 관련 상품이나, 지수 움직임을 반대로 추종하는 인버스 상품을 제외하곤 거의 수익이 나지 않고 있다. 0%대 수익률로 '본전치기'만해도 전체 ETF 중 수익률 상위권에 들 정도로 ETF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더 방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장기 저가매수 투자로 갈지, 배당을 노릴지 아니면 유동성을 확보할지' 등 투자 전략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TF 수익률 상위 50개중 절반이 '인버스'
27일 한국경제신문이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의 '지난 1개월간(8월 26일~9월 27일) 순자산가치 기준 ETF 수익률 TOP50'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익률 상위 50개 중 24개가 기초상품의 가격이 떨어질때 수익을 얻는 인버스 및 곱버스(인버스 2배 상품) ETF 였다. 그만큼 자산가치의 전반적인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의 폭락으로 ARIRANG 200선물인버스2X(25.77%), KBSTAR 코스닥150선물인버스(17.25%) 등이 두 자리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장기 채권 시장의 불황으로 KINDEX 국채선물10년인버스(5.84%)와 KODEX 국채선물10년 인버스(5.76)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끝모를 상승세를 이어가는 달러 관련 ETF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총 8개의 달러 투자 상품이 TOP50에 포함됐다. KOSEF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15.1%),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14.82) 등이다.
15개는 단기채권형 ETF들이었다. 0%대 수익률을 기록하는 상품들이 대다수였지만 ETF 시장 부진으로 TOP50내에 대거 포함됐다. TIGER 일본엔 선물, KODEX롱코스닥150숏선물 등도 포함됐고, 유일하게 TIGER 퓨처모빌리티액티브가 TOP50내에 든 주식형 ETF였다.
기준을 3개월로 넓혀봐도, 비슷한 유형의 상품들이 수익률 상위권에서 관찰됐다. 여전히 24개의 인버스 상품이 TOP50내에 포함됐고, 7개가 달러 관련 상품이었다.
○"일시 반등한다고 뇌동매매는 피해야"
증시를 끌어내리는 고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기조, 경기침체 우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가 계속되고 있어, 향후 ETF시장내에서 비슷한 패턴이 반복적으로 관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월가 및 국내 전문가들은 올해 말은 물론 내년 이후에도 자산시장의 상승랠리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전망하고 있다. ETF 투자 전략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일시 반등한다고 해서 전략없이 뇌동 매매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조언한다. 인버스 등에 대한 투자 역시 리스크가 높은 만큼 중 장기전략으로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상품의 차익보다는 배당 등 인컴 자산을 통해 수익을 얻는 전략이 우선 추천된다. ETF 가격이 다소 떨어진다해도 낮아진 가격에 상품을 매수한다면 향후 배당률을 높일 수 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영본부장은 "배당성장률이 높은 종목들을 담은 ETF들에 주목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청산되지 않고 우상향을 그릴 ETF를 저가매수하는 방법도 있다. 특히 S&P500 지수 등에 대한 투자가 추천된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센터장은 "지수 전체의 장기 우상향 가능성이 높은 S&P500 ETF 등을 포트폴리오에 일정부분 꾸준히 포함시키는 게 유효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바닥을 예측할 수 없는만큼 적립식 분할매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잠시 자산가치 하락세에서 벗어나는 회피적 전략을 언급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리스크가 거의 없는 단기채권형 ETF 등으로 자금을 옮긴뒤 재투자 기회를 노리는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