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직장인 3명 중 2명은 회사에서 인공지능(AI)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경쟁력을 높이고 기술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대학 등 교육기관은 물론 기업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신문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에 의뢰해 전국 사무직 직장인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6%는 “직장 내 AI 관련 교육이 없다”고 응답했다. ‘있다’는 28.7%, ‘잘 모르겠다’는 5.3%였다.
기업 규모에 따라 사내 AI 교육 여부 차이가 컸다. 대기업 재직자는 55.9%가 ‘AI 교육이 있다’고 답했지만, 중소기업은 23.8%, 소기업은 5.4%에 불과했다. 중견 유통 업체에서 전산 업무를 맡은 개발자 A씨는 “경영진에서 AI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따로 교육받을 방법이 없어 실무자들이 외부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다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직장에서 AI 교육을 운영하는 경우 실제로 교육받은 사람 비율은 62.8%로 집계됐다. 교육을 받은 이유로는 ‘실무 활용을 위해’(50%), ‘회사 교육 커리큘럼이어서’(29.6%)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업무에 활용하는지 묻는 말에선 ‘활용하지 않는다’가 55%였지만 ‘적극적으로 활용한다’(10.7%)와 ‘어느 정도 활용하는 편’(34.3%) 등 활용한다는 답변도 45%에 달했다.
연령에 따라 활용 여부가 다르게 나타났다. 20대는 57.9%가 AI, 빅데이터를 실무에 활용하고 있었지만 30대(48%), 40대(34.2%)에게선 비율이 낮아졌다. ‘활용한다’고 답한 사람을 대상으로 “AI 기술이 업무에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는가”를 묻자 60%는 ‘업무처리 속도가 빨라진다’고 답했다. ‘활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에게 “활용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75.8%가 ‘나의 업무는 AI와 무관하다’고 응답했다.
직장인들의 A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대학의 AI 전문 인력 양성’(36.3%)과 ‘초중고교 의무 교육 시간 증대’(25.7%), ‘AI 전문 대학원 확충’(10.3%) 등 교육기관 역할이 중요하다는 답변이 70% 이상이었다. ‘기업의 임직원 교육 강화’가 중요하다는 응답은 17%에 그쳤다.
하지만 교육기관 못지않게 기업의 교육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단순히 코딩할 줄 아는 능력을 넘어 실제 업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정의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문제를 푸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진영심 KT 그룹인재개발실장은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전문지식과 AI를 결합해 쓸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나야 한다”며 “모든 부서가 이런 인력을 보유하는 것을 목표로 직원 교육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