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감원 바람이 부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중국에서 일자리를 1000명 늘리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MS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올해 중국에서 1000명을 더 채용해 전체 고용 규모를 1만명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향후 3~5년 사이에 베이징, 상하이, 쑤저우의 시설을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더했다.
MS는 중국 진출 30년을 맞아 이 같은 전략을 공개했다. 현재 중국 직원 9000명 가운데 80%가 연구개발(R&D) 부문에 종사하고 있으며, 중국 내 13개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다.
SCMP는 중국 경기 둔화와 당국의 '공동부유' 기조 아래 빅테크들이 고용을 줄이는 와중에 MS가 채용 확대 방침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MS는 지난 7월 전 세계 18만여명의 인력 가운데 일부를 내보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는 올해 1분기에 4300여명, 2분기에 9200여명을 해고해 중국 내 고용을 24만5000여명으로 줄였다. 중국 최대 인터넷·게임 업체인 텐센트도 2분기에 5500여명을 감원했다. 휴대폰·가전 업체 샤오미도 전체의 3%에 달하는 900여명을 내보냈다. 짧은 동영상 앱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는 당국의 사교육·게임 규제에 작년부터 1만여명을 해고했다.
미국에서도 빅테크 감원이 이어지고 있다. 아마존은 2분기에만 10만명을 정리했다. 메타(페이스북), 알파벳(구글) 등도 인력의 10%가량을 줄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허우양 MS차이나 대표는 "중국 디지털 경제가 지속 발전할 전망이며 MS는 그 안에서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고용 확대 이유를 설명했다. MS는 지난 2월에도 중국 게임 부문 일자리를 늘렸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MS의 고용 확대 방침을 두고 "미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여전히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시도하고 있지만 미국 기업들은 그런 방침을 따르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글로벌타임스는 테슬라와 엔비디아의 사례도 추가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최근 12억위안(약 2380억원)을 투자해 상하이공장 확장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상하이공장 고용 인원은 4000명을 더한 1만9000여명으로 늘어났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용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중국 수출이 미국 정부로부터 제한되자 대체 제품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