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미래도시 개발로 종로구 변화의 시동을 걸겠습니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창신동, 숭인동 일대에 여러 갈래로 나눠 진행 중인 재개발 사업을 하나의 단일 사업으로 통합해 코엑스와 같은 대규모 상업 공간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로구는 대학로를 중심으로 서쪽과 동쪽으로 나뉜다. 창신동 재개발은 이 중 동쪽 지역 개발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창신동 남쪽에 있는 11만3000㎡(약 3만3000평) 규모의 땅을 단일 계획으로 개발하면 100층짜리 랜드마크 건물부터 공항 터미널, 아쿠아리움 등 다양한 시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정 구청장은 “지하 3~4층까지 파면 청계천 밑으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와도 연결할 수 있다”며 “서울 속에 새로운 지하도시를 만들 수 있는 셈”이라고 했다.
창신미래도시 개발이 인근 지역 재개발에도 촉매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담금 등 경제적 문제로 재개발에 반대하는 주민을 창신미래도시 안에 조성될 임대아파트로 입주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정 구청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세운상가 재개발과 발맞춰 종로구뿐 아니라 대한민국과 서울의 새로운 성장 기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생각하는 재개발은 종로의 특징과 장점을 살리는 방식이다. 주거의 질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는 식은 아니라고 했다. 특히 종로구 메인 거리는 프랑스의 샹젤리제와 같은 특색 있는 거리로 조성하고 싶다는 구상을 밝혔다. 정 구청장은 “샹젤리제에는 7~8층 정도의 낮은 아파트가 이어져 있는데, 이 중 3층까지는 상가고 그 위는 아파트”라며 “종로도 이런 식의 재개발을 통해 걷기 좋은 상권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건물은 목재로 짓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목조 건물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줄일 뿐 아니라 오히려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구청장은 “목조 건물로 짓는다면 도시 전체가 숲이 되는 셈”이라며 “일본, 스웨덴 등은 40층까지 목조 건물을 짓고, 국가가 기술 개발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로의 문화 1번지로서 역할을 강화하는 것도 그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정 구청장은 청와대 이전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자하문 밖으로부터 청와대를 지나 경복궁, 광화문광장, 삼청동과 송현동 갤러리타운, 인사동 전통문화거리, 창덕궁·창경궁·종묘, 대학로 공연예술거리로 이어지는 문화 벨트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청와대로 막혀 있던 길이 개방되면서 종로의 문화자산들이 하나의 거대한 문화 벨트 안에 놓이게 됐다”며 “민간에서 콘텐츠를 채우면 관에서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했다.
뮤지컬 전용 극장도 고려하고 있다. 종로구에 있는 건물이 리모델링하면서 1000석 규모의 공연장이 들어오는데 이와 비슷한 규모의 공연장이 한두 곳만 더 생기면 뉴욕 브로드웨이와 같은 뮤지컬 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정 구청장은 “브로드웨이와 같이 전용 극장을 지어 대규모 세트를 설치하고 5~10년 장기 공연하는 방식”이라며 “처음에는 해외 공연으로 시작해 제도가 정착되면 한국 창작 공연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탑골공원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것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그는 “탑골공원은 한국 최초의 근대적 공원인 동시에 왕정에서 민주 공화정으로의 전환을 발표한 3·1운동의 중심지”라며 “민족의 얼을 느끼고 시민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재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 정문헌 종로구청장
△1966년 서울 출생
△미국 위스콘신대 정치학 학사
△미국 시카고대 정책학 석사
△고려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
△제17대 국회의원(강원 속초·고성·양양)
△대통령실 외교안보수석실 통일비서관
△제19대 국회의원(강원 속초·고성·양양)
△국민의힘 서울시당 종로구 당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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