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몇 명이나 출근했는지 보고하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월 재택근무자의 사무실 복귀 명령을 내린 후 직원들의 사기가 꺾이고 있다. CNBC는 지난 14일(현지시간) 테슬라가 모든 직원을 수용할 충분한 업무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머스크가 매주 테슬라 직원들의 출근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코로나 사태 이전엔 재택근무에 관대했다. 최근 몇 년간 이 회사는 인력이 늘면서 텍사스에 새 공장인 기가 팩토리 등을 짓는 데 집중했다. 이 때문에 네바다와 캘리포니아에 있는 기존 시설에 모든 직원이 주당 40시간을 일할 만큼 충분한 업무공간을 확보하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회사로부터 주중 사흘을 사무실에서 근무하라고 지시받았지만 책상, 의자, 주차 공간 등 부족한 자원이 너무 많았다. 충전 코드 같은 간단한 소모품조차 부족했다. 회의실이나 전화부스가 없어서 직원들은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아야 했다. 결국 테슬라는 베이 지역 직원들이 한 주에 이틀 출근하는 것으로 재조정했다.
CNBC에 따르면 머스크는 직원 출석에 대한 자세한 주간 보고서를 받고 있다. 계획된 휴가 대비 갑작스러운 결근을 매일 집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이달 초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은 직원 8분의 1이 출근하지 않았다. 테슬라 전체 직원으론 10분의 1이 결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가 사무실 복귀 정책을 발표한 직후 테슬라는 직원 수를 급격히 줄였다. 테슬라 내부 직원에 따르면 출근할 수 없다고 말한 재택 근무자들은 경고 없이 6월에 해고됐다. 평판이 좋았던 몇몇 직원들도 좀 더 유연한 근무를 원한다며 회사를 그만뒀다. 일부 직원들은 회사의 새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가족과 몇 시간 떨어진 곳으로 이사해야 했다. CNBC는 테슬라에 이 사안에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답변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테슬라 전문매체 테슬라라티(Teslarati)엔 “고액 연봉을 받는 직원들에게 출근하라는 게 이상한 명령인가”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재택은 시간을 절약할 매우 효율적인 근무방식이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머스크가 안일해진 테슬라 사내 기강을 잡기 위해 나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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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전 기자 j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