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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ESG 펀드 열풍…국가 정책 맞으면 술·석탄에도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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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우려에도 중국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 열풍이 식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이후 중국에서 ESG 펀드 112건이 새로 출시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정부의 정치 의제 맞춰 사회 환경 개선에 집중하는 ESG 펀드가 대거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중국 내 ESG 펀드 신규 출시 건수가 3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출시 건수(74건)를 더하면 최근 20개월간 출시 건수는 112건에 이른다. 중국의 2017~2020년 누적 ESG 펀드 출시 건수(41건)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운용자산 규모도 늘었다. 투자관리업체인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중국 ESG 펀드들의 운용자산 규모는 500억달러(약 69조50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초 대비 2배 수준이다.

중국에서 ESG 열풍이 계속된 데에는 중국 공산당의 강력한 정책 지원이 그 이유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60년 내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2020년 선언하면서 중국에서 ESG 펀드 시장이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탈탄소, 에너지 안보, 농촌 일자리 창출, 빈곤 퇴치 등의 사회적 의제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ESG 펀드의 수가 늘어났다는 얘기다. 정부의 의제를 반영하다보니 중국 ESG 펀드들의 이름은 업계에서 널리 쓰이는 ‘ESG' 표현 대신 ‘신에너지’, ‘저탄소’, ‘사회적 책임’ 등의 표어가 담긴 경우가 많다.

ESG 펀드의 지향점도 타국의 ESG 편드들과는 다르다. 친환경 기업 위주로 투자가 이뤄지는 일반적인 ESG 펀드와 달리 중국의 ESG 펀드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부합한다면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에도 과감히 투자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ESG 펀드 중 철강업체에 투자한 펀드는 62%에 달한다. 우주·국방(51%), 담배·주류(19%), 석탄(15%)등의 분야에도 ESG 펀드는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예컨대 중국 주류 기업인 마오타이는 농촌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이라는 점 덕분에 ‘하베스트 CSI 300 ESG 리더스 지수’에서 투자 비중이 8.35%에 달한다.

미국 투자은행도 중국 ESG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모건스탠리가 중국 현지 업체와 합작사를 설립해 2020년 7월 내놓은 ESG펀드는 2년 만에 20억위안(약 3960억원) 규모의 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미국 금융정보업체인 모닝스타의 보야 왕 ESG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가 우선하는 사업에 투자하는 게 성공을 보장하진 않지만 정부의 정책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며 “중국 ESG 펀드는 평가등급과 수익률을 희생하더라도 당의 우선순위에 따라 특정 사회적 목표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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