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연구진이 치사율이 높은 피부암인 흑색종을 조기진단하는 데 도움되는 인공지능(AI) 기반 조직 생검 부위 추천 시스템을 개발해 국제 학술지에 최근 보고했다.
악성 흑생종은 다른 장기로 전이 시 5년 생존율이 20%로 떨어져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흑색종의 표준 진단법은 전절제 조직생검이지만 현실적으로 병변을 모두 절제해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3㎜ 펀치를 이용해 조직의 작은 부위만 떼어내 검사한다. 하지만 부위를 잘못 선택할 경우 흑색종 진단이 늦어져 예후가 악화하는 문제가 생긴다.
지금까지의 딥러닝 선행 연구는 악성과 양성을 진단하거나 분류하는 데 초점을 맞췄고, 적절한 펀치 조직생검 부위를 제시해 흑색종 진단을 보조하기 위한 연구는 없었다. 이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한주희 피부과 교수와 박지호 전공의 연구팀은 흑색종 진단 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조직검사에 비침습적, 증강 접근 방식을 적용해 생성적적대신경망에 의해 생성된 이미지를 기반으로 펀치 조직생검 부위를 제안하는 모델을 설계했다. 이번 연구는 흑색종 확대경 이미지를 학습한 AI가 환자의 병변 중 펀치 조직생검에 가장 적합한 부위를 제시해 조직생검 시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고, 검사의 정확도를 높여 흑색종 진단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서울성모병원의 흑색종과 양성 점의 피부확대경 검사 이미지와 공개 데이터를 병합했다. 머신러닝 분류기는 이미지가 양성인지 악성인지 결정하도록 훈련됐고, 이미지 생성기는 ‘styleGAN2’ 알고리즘을 사용해 육안으로는 흑색종과 유사하지만 흑색종의 특성이 제외된 양성 점 이미지를 생성하도록 훈련됐다. 3명의 피부과 전문의가 조직검사에 가장 적합한 부위를 결정했고, 이 영역을 AI 모델의 권장 조직검사 부위와 비교한 결과 분류기의 정확도는 91.05%, 민감도는 49.18%, 특이도는 98.16%, F1 점수는 65.53%였다.
한 교수는 “피부과 전문의 의료 접근성이 낮은 국가에서 AI 기반 펀치 조직생검 부위 추천 시스템을 활용한다면 흑색종 조기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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