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성년자 부동산 증여금액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서울 노원갑)이 국세청에서 받은 '최근 5년간 미성년자 증여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 미성년자 증여액은 2조3504억원으로 전년(1조617억원)보다 121.38%(1조2887억원) 급증했다.
증여재산을 종류별로 보면 토지나 건물 등 부동산이 8851억원으로 전년(3703억원)보다 139.02% 급증했다. 예금 등 금융자산은 8086억원으로 같은 기간 114.48% 늘었다. 주식은 5028억원으로 93.08% 등이다.
작년 증여세를 신고한 미성년자가 2만706명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1인당 평균 1억1351만원을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증여받은 미성년자 중 42%(7251명)는 할아버지나 할머니로부터 물려받았다. 세대 생략 증여재산은 1조117억원으로 전체 미성년자 증여재산(2조3504억원)의 43%에 달한다. 나이가 어릴수록 세대 생략 증여의 비율이 높다. △만 6세 미만 미취학 아동은 60%(3488억원) △초등학생 45%(3388억원) △중학생 이상 22%(2166억원) 등이다.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직접 증여할 경우 아버지가 자녀에 증여할 때 부담해야 하는 증여세를 회피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세대 생략 증여는 증여세의 30%를 할증해 과세하고 있다. 부유층의 부의 대물림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2016년부터는 미성년자의 경우에 증여재산이 20억원을 초과하면 40%를 할증하고 있다.
고용진 의원은 "미성년자 증여와 세대 생략 증여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며 "경제활동 능력이 없는 미성년들이 자기 돈으로 제대로 증여세를 납부했는지, 자금출처나 증여세 탈루 여부에 대해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