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똘똘한 한 채’가 자리잡고 있는 아파트 단지들도 부동산 시장 하락세 앞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국 대장 아파트 50곳의 매매가는 지난달 2년여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14일 KB부동산에 따르면 8월 KB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달 대비 0.72% 떨어졌다. 지난달 -0.24%의 변동률로 2년2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이후 두 달 연속 내림세다.
KB 선도아파트 50지수는 매년 전국 시가총액(가구수와 매매가를 곱한 값)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시가총액 변동률을 지수화한 수치다. 이 지수는 전체 단지의 평균보다 가격 변동률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데다 전국 아파트 시세를 이끄는 만큼 부동산 시장 흐름을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난달 대장 아파트 50곳의 시가총액 변동률은 같은 달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 변동률(-0.23%)보다 하락세가 컸다.
상위 50개 단지 안에는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등 서울 강남권 단지가 대거 포함돼 있다. 서울 외 지역에서는 경기 과천 ‘래미안슈르’, 부산 해운대구 ‘더샵센텀파크1차’, 부산 수영구 ‘삼익비치’ 등이 들어가 있다.
개별 단지별로 살펴보면 하락폭이 더 크다. 서울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 전용면적 84㎡는 지난 6월 12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4월 최고가(15억9000만원)와 비교해 3억50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더샵센텀파크 1차’ 전용면적 126㎡는 6월 15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10월 같은 면적이 20억원에 거래된 데 비해 4억5000만원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여파가 부동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김효선 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현재 아파트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있어 호가보다 낮은 가격에만 간간이 거래되는 탓에 시세가 내려가고 있다”며 “집값 하락세가 당분간 유지되면서 시세를 이끌던 단지들의 하락 거래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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