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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진 '인플레 정점론'…Fed, 기준금리 1%P 인상 초강수 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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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힘을 잃고 있다. 유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이 오를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광범위하고 강력한 것으로 확인돼서다.

이 때문에 오는 20~21일로 예정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가 아니라 100bp 올릴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의 고강도 긴축이 지속돼 내년 초엔 기준금리가 연 5%에 다가설 것으로 보는 관측도 나온다.
“내년 초 미 기준금리 연 5% 육박할 것”

13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서 Fed가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100bp 올릴 확률은 전날 0%에서 36%로 급등했다. 같은 기간 75bp 인상할 확률은 91%에서 64%로 하락했다. 이날 일본 투자은행(IB) 노무라증권은 이달 FOMC의 기준금리 인상폭 전망치를 75bp에서 100bp로 상향 조정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내가 Fed 구성원이라면 Fed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금리를 100bp 올리겠다”고 밝혔다. Fed가 현재와 같은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공표하기 시작한 1994년 이후 100bp 인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Fed 역시 100bp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 7월 FOMC에서 금리를 75bp 올린 뒤 “적절하다는 결론이 나면 오늘보다 더 큰 금리 인상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는 9월 이후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역시 기존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연말 기준금리 예상치를 연 3.75~4.0%에서 연 4.0~4.25%로 올렸다. 제프리스는 연말 기준금리가 연 4.25~4.5%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Fed가 6월 공개한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것)에서 제시한 연말 전망치(연 3.4%)를 훌쩍 넘어선다. 노무라는 내년 2월이면 기준금리가 연 4.5~4.75%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미 국채 2년 만기 금리는 전날 연 3.571%에서 연 3.754%로 급등했다. 2007년 11월 후 15년 만의 최고치다.
“인플레 우려 과도” 주장도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견해가 확산된 것은 인플레이션이 광범위하고 오래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전날 공개된 8월 CPI는 1년 전보다 8.3% 올라 시장 예상(8.0~8.1%)을 웃돌았다.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CPI는 지난해 동기 대비 6.3%로 7월(5.9%)보다 더 악화됐다. 근원 CPI 상승률이 커진 것은 6개월 만이다. 특히 CPI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주거비(0.7%)가 많이 올랐다. 연율로는 6.24%에 달해 1990년 후 가장 높다. 7월에 전월 대비 0.4%였던 의료비 상승률은 8월 0.8%로 갑절이 됐다. 차 보험료(1.3%)와 집 수리비(1.0%) 식품(0.8%) 신차(0.8%) 등도 0.6%인 전체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건강보험료는 1년 전보다 24.3% 올라 통계치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캠핑장비(13.1%)와 동물병원비(10%)도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과도하다는 시각도 있다. 6월 CPI 상승률이 9.1%로 나오자 7월 FOMC에서 금리를 100bp 올릴 확률이 한때 80%를 넘어섰지만 결국 75bp 인상으로 끝났다. 당시 노무라도 100bp 인상을 예상했지만 결과적으로 틀렸다. ING는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달러 강세가 이어져 2023년 말 물가상승률이 Fed의 목표치인 2%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노동부가 14일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7% 오르며 시장 추정치를 소폭 밑돌았다. 전달보다는 0.1% 하락하며 두 달 연속 둔화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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