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중국인 유학생들이 일본의 한 유흥업소에 방문해 고의로 바이러스를 퍼트렸다는 소문이 퍼져 일본 전역이 발칵 뒤집혔다.
지난 3일(현지 시각) 일본 주간지 슈칸겐다이는 도쿄 이케부쿠로의 한 유흥업소 여직원 3명이 HIV에 연쇄 감염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HIV는 평균 10년의 잠복기를 거쳐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로 이어지는 바이러스다.
보도에 따르면 유흥업소 여성 직원 A씨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난 것은 지난 6월부터였다. 림프샘이 붓고 열이 나는 등 감기 증상이 시작됐고 코로나19를 의심했지만,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감기약을 복용하자 증상이 사라져 안심했던 A씨는 지난 7월 가게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벌인 성병 검사에서 HIV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 외에 2명의 여성이 더 HIV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업소 측은 자체 조사를 통해 중국인 유학생 남성 3명이 HIV 바이러스를 퍼뜨린 사실을 파악했다. 감염된 여성들은 공통으로 지난 1~4월 중국인 남성 3명을 손님으로 받았다. 이 중국인 유학생들은 동남아 등에서 온 다른 유학생들과 모여 한 달에 한 번꼴로 난교 파티를 벌이는 등 문란한 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모두 HIV 양성 판정을 받았다.
중국인 유학생 중 한 명은 경찰 조사에서 "대학원을 졸업하면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중국에서는 일본만큼 좋은 가게가 없으니 그냥 놀자고 생각했다"며 "HIV에 걸린 건 어쩔 수 없다. 이왕이면 더 많은 일본인에게 HIV를 퍼뜨리자고 마음먹었다"라고 진술했다.
감염된 업소 여직원들은 감염 사실을 알기 전까지 하루 평균 5명의 손님을 받는 등 총 1000명이 넘는 손님을 접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본 방역 당국은 대규모 HIV 감염 사태의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가미 마사히로 의료지배구조연구조 이사장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확산 속도, 규모보다 감염자가 무증상 기간 HIV를 제삼자에게 옮기는 것이 더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HIV 감염자가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이를 전염시키는 건 일본에서 상해죄에 속한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중국인 남성들은 여직원들의 동의를 받고 체액을 공유했고, 여직원들도 불법적인 서비스를 제공한 것을 인정했기 때문에 법적 처벌 대상으로의 입증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