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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수도권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이 풀어야 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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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1기 신도시가 뜨거운 감자다. 지난 해 대선 공약으로 1기 신도시 특별법이 제시되면서 아파트값이 올랐다. 하지만 2024년까지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다는 정부 발표 후 주민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1기 신도시는 1980년대 말 서울 인구 집중으로 인한 집값 폭등, 난개발 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됐다. 1991년부터 아파트들이 입주했다. 공동주택 29만2000가구가 공급됐고 공원·녹지율 10~23%로 높은 데다 각종 생활환경이 우수해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다. 때문에 1기 신도시 재건축은 수도권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고, 이후 개발된 택지개발지구나 2~3기 신도시의 모델이 될 전망이다.

마스터플랜이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춘다면 높은 용적률을 허용해 사업성을 높여주고 사업추진 속도를 앞당기는 게 중요할 수 있다. 재건축 사업에서 용적률 증가는 사업성과 직결된다. 2000년대 초반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5층짜리 저층 아파트는 일제히 재건축을 통해 고층 아파트로 탈바꿈됐다. 하지만 지상 10층 이상 아파트는 사업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사업 추진이 쉽지 않았다. 그나마 아파트값 급등으로 사업성이 개선된 강남, 서초구 등 인기지역의 중층 아파트가 재건축에 성공했다. 특히 1기 신도시는 기존 용적률 169~226%로 높아 용적률 상향이 사업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반면 과도한 용적률 상향은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순환방식으로 추진돼도 거주자의 이주 문제와 주변 아파트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크다. 정부는 이주를 위해 3기 신도시 등을 활용한다는 계획이지만, 생활기반을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 소유자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임차인들은 다르다.

또 수용인구에 맞춰 갖춰진 기반시설 용량을 무시하고 주택 수만 늘린다면 주거환경은 열악해지고, 이용자들이 지불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도 늘어난다. 반대로 1기 신도시에 과도한 혜택과 지원이 집중될 경우 타 지역이나 더 열악한 주거환경의 거주자와의 형평성에 문제가 생긴다.

추진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은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사업초기 단지들은 원활하게 재건축을 마치더라도 후순위 단지들은 수요 감소로 인한 청약률 저하, 입주 시 공급물량 증가로 인한 가격 하락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2000년대 초 서울 뉴타운을 시작으로 수도권, 광역시로 확대되었던 재정비촉진지구는 지정 초기에는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사업성이 높은 구역은 개발이익을 누렸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사업추진이 어려워지면서 출구전략에 따라 구역을 해제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민등록인구는 2020년부터 감소하고 있고, 아파트 주 수요층인 30~60대 가구주도 2028년 1655만 가구를 정점으로 감소해 2050년에는 1285만 가구로 줄어들 전망이다. 10년 후 주택시장에는 공급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을 수 있다. 정부는 새로운 신도시의 방향성을 제시하면서도 민간의 이익을 해치지 않아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받은 셈이다. 또 사업추진 과정에서 신도시와 다른 지역 간, 1기 신도시 간, 신도시 내 단지별, 거주자와 임차인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조율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혜현 알투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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