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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 시총 1년새 8% 감소…현대重·한화그룹은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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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1%.’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증시에서 10대 그룹 계열사 시가총액이 차지한 비중이다. 이들 그룹 주가가 국내 증시의 색깔을 좌우하는 이유다. 올해 10대 그룹주 주가를 결정한 이슈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요약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수혜를 본 그룹주는 부진한 증시에서도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로 실적이 나빠진 그룹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현대重·한화 날았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10대 그룹 시가총액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1328조517억원에서 지난달 말 1226조1146억원으로 7.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시총 증가분을 제외하면 15.8% 급감했다.

부진한 증시에서도 현대중공업그룹(29.55%)과 한화그룹(19.37%)은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최근 증시 주도 업종으로 떠오른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자력)’ 관련주가 이들 그룹주 전반의 강세를 이끌었다. 현대중공업그룹 시총은 작년 말 25조3379억원에서 올 8월 말 32조8252억원으로 29.55% 증가했다. 이 기간 현대에너지솔루션(220.09%), 현대일렉트릭(60.55%), 현대미포조선(52.86%), 현대중공업(50.74%), HD현대(17.69%), 한국조선해양(2.75%) 등 계열사 시총이 일제히 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럽이 에너지 수입 경로를 다변화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국내 조선사의 발주량도 늘어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올 3분기 흑자 전환한 이후 2024년까지 실적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한화그룹 시총은 작년 말 19조4336억원에서 지난달 말 23조1988억원으로 19.37% 늘었다. 시총 순위도 롯데그룹을 제치고 8위에서 7위로 상승했다.

방산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69.58%)와 태양광 모듈 생산업체 한화솔루션(48.09%)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100% 자회사인 한화디펜스는 지난 7월 폴란드 정부와 K9 자주포 등을 수출하기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솔루션은 2분기 태양광 부문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강세를 보였다.
○4대 그룹 희비 엇갈려…SK -27%
10대 그룹주 가운데 시총 증가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LG그룹이었다. 지난해 말 124조8357억원에서 지난달 말 216조9146억원으로 73.76% 급증했다. 그룹 시총 순위도 4위에서 2위로 ‘레벨업’했다.

하지만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한 영향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나머지 LG 계열사 시총은 이 기간 12.93% 감소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시총은 5.78% 줄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반면 시총이 가장 많이 쪼그라든 그룹은 SK그룹(-27.14%)이었다. 삼성그룹(-18.86%)도 코스피지수 하락률(-16.98%)을 밑돌았다. 각 그룹을 대표하는 SK하이닉스(-27.33%)와 삼성전자(-23.72%), 삼성전기(-29.12%) 등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들 그룹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D램)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가격은 올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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