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40만 명의 외국인 인재 유치에 나선다. 인구 감소세로 인해 하이테크 등 대만의 주축 산업을 지탱하는 인재 풀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쿵밍신 대만 국가발전위원회(NDC)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한 포럼에서 “향후 10년간 최고의 화이트칼라 외국인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최대 40만 명을 수용할 계획을 밝혔다.
그는 “낮은 출생률과 인구 고령화로 우수 인재 풀이 감소하는 데다 산업 수요 변화로 새로 창출되는 일자리를 채우려면 외국 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인재 수혈이 시급한 핵심 분야로는 지능형 기계, 생의학, 녹색에너지, 국방 등 7개를 선정했다.
대만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2384만 명이다. 저출산 영향으로 2030년 2402만 명까지 늘어난 뒤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의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1.11명 수준이다. 2025년쯤이면 노령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기준 79만여 명이던 대만 거주 외국인은 지난해 75만여 명으로 5%가량 줄었다.
이민자를 돕는 비영리단체 크로스로드의 데이비드 창 국장은 “대만에서 인재 부족 문제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등으로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군사적 긴장도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구 감소는 대만 군 복무 인력 감소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PwC의 한 관계자는 “대만 정부가 더 많은 화이트칼라 인재를 유치하려면 관련 허가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만은 현지 취업을 원하는 외국인에게 최소한의 자본과 교육 수준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의 외국 인력 수용 확대 방침에 여론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가레스 레더 캐피털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는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아프리카의 엄청난 인구 규모를 고려하면 그들 가운데 고급 인력 40만 명을 선발해 데려오는 것은 문제 될 게 없다”며 “그러나 대만인들이 그러한 대규모 이민을 수용할 용의가 있는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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